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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보다 앞에 선 김주애…이설주의 김여정 견제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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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공절을 맞아 지난달 30일 딸 김주애와 공군사령부를 방문해 시위비행을 참관했다고 지난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공절을 맞아 지난달 30일 딸 김주애와 공군사령부를 방문해 시위비행을 참관했다고 지난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작년 11월 처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후 지속해서 주요 행사에 부친과 동행하는 것에 대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리설주의 작전"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리설주가 옆에서 지켜보기에 김여정이 김정은 옆에서 너무 설치는 것"이라며 "김여정이 2인자처럼 너무 나서는 것 같으니 리설주가 '저건 아닌데, 우리 애들한테 넘어가야 하는데' 싶어 남편인 김정은을 설득시켜서 딸을 내세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설주 입장에선 '비록 누가 우습게 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딸을 내세워야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최근 카메라를 보면 같은 행사장에 리설주도 있고 김여정도 있지만 카메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먼 사진에는 분명히 (김여정이) 있었는데 가까이에는 오직 김정은과 김주애, 때로는 김주애를 오히려 김정은보다 더 앞에, 중심에 둔다"고 했다.

김주애는 올해 내내 군 장성 숙소, 건군절 열병식, 체육경기 관람, 평양 주택 착공식, 미사일 시험발사, 해군사령부, 군사정찰위성 축하연, 공군사령부 등 부친의 주요 시찰 현장에 따라다녔다.

해군사령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장, 공군사령부 정치위원 등이 김주애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고, 지난 9월 정권수립 열병식 중계방송에선 주석단 의자에 앉은 김주애에게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귓속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지난 1일 보도된 공군사령부 방문 현장에선 시범 비행 참관 중 김주애가 김정은보다 앞에 서 있는 채로 촬영된 사진이 외부에 그대로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을 9일 녹화중계 했다.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9월 8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 75주년 민방위무력 열병식을 9일 녹화중계 했다.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태 의원은 "최근 더 인상적인 모습이 있는데 김정은이 군 부대를 시찰할 때 레드카펫을 깔아준다. 그 레드카펫에는 김정은이 김주애 외에는 자기 아내인 리설주도, 김여정도 절대 올라서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레드카펫에서 군 장성들과 악수를 할 때 지난 시기 김주애는 약간 미성년자 처녀의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완전히 후계자의 자세에서 장성들을 내려다보는 그런 자세로 악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건 북한 주민들에게 김주애를 단순한 미성년자 혹은 김정은의 딸이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후계자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데 대단히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작 10세이자 딸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아들을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태 의원은 짐작했다.

그는 "아들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아니면 후계자로 내세우기에는 좀 여러 가지 부실한 측면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김주애를 내세우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딸 김주애가 부친과 현장에 동행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월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딸 김주애가 부친과 현장에 동행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김주애에게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을 두고는 "북한 기준으로 봐도 대단히 이례적인 호칭"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10대에게 벌써 여장군이라는 호칭을 주는 건 결국 공식 후계 절차 과정은 거치지 못했지만 김주애가 이젠 후계자다, 이런 걸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식 후계 절차는 7~8년 후 김주애가 성년이 된 다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식 후계 절차는 당 전원회의를 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미성년이 정당에 가입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만들려면 당 규약을 개정해야 하는데 김주애만 예외 조항을 넣어서 미성년자도 당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건 완전히 코미디"라며 "그렇기 때문에 성년이 될 때까지 한 7~8년은 기다린 이후에 하려고 하고 북한 당이 지금 특이한 규약을 아주 특이하게 개정했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김정은이 총비서고, 총비서와 일반 당중앙위원회 비서들 사이에 '1비서'가 있다고 당 규약에 쓰여있는데, 2년이 되도록 그 자리를 공석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1비서 자리에 누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2인자가 되는 것인데, 2인자 없이 공석으로 내놓고 옆에서는 미성년자 김주애를 여장군이라고 한다"며 "결국은 김주애가 성인이 되면 1비서직 후계자 자리에 넣기 위해 지금 2년 동안 그 자리를 비워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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