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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187만명에 대출이자 최대 300만원 돌려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종노릇’ 비판과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들이 2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내놨다. 올해 예상 은행권 당기순이익의 약 10% 규모로, 그간 발표된 은행 상생 금융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특히 이 중 1조6000억원은 개인사업자 대출 이자 감면에 쓰일 예정이다.

21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의 은행장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조 회장은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낮춰 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지원안은 ▶이자 환급(1조6000억원) ▶자율 지원(4000억원) 크게 두 개로 마련됐다. 특히 이자 환급은 연 금리 4%가 넘는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를 대상으로 4% 초과 1년치 이자납부액의 90%를 감면해 주는 것으로 큰 방향이 잡혔다. 부동산임대업은 지원 대상에서 뺀다. 이자 환급에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이 참여한다.

다만 대출금은 2억원, 총 환급액은 300만원으로 제한을 두기로 했다. 예를 들어 연 5%로 3억원을 빌린 개인사업자가 있다면 2억원 대출금 기준 1%(금리 4% 초과분)에 해당하는 이자납부액의 90%를 돌려준다. 이럴 경우 환급액은 180만원이다. 은행 자체 추산으로 이날까지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연 금리 4% 초과 차주는 약 187만 명이다. 이자 환급액은 총 지원안(2조원)의 80%인 1조6000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1인당 평균 85만원을 지원받는다는 게 은행연합회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21일 이전에 최초로 대출했으면 이미 납부한 1년치 이자 중 일부를 돌려받는다. 하지만 그 이후에 대출을 받아서 아직 이자 납부기한이 1년이 되지 않았으면 향후 1년치 이자를 납부한 후 그 금액 중 일부를 환급받는다.

이자 환급액을 제외한 4000억원은 은행들이 별도 자율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 지원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은행연합회는 “이자 환급 외에 전기료·임대료 등을 지원하거나,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2조원의 총지원 금액은 은행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분한다. 은행연합회는 “정확한 규모는 산출해 봐야 알 수 있지만 5대 은행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은행별 지원안이 확정되면 내년 2월부터 이자 환급을 시작해 그해 3월까지 총지원 금액의 50%를 환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금융당국은 예상했다.

주머니 사정이 나쁘지 않은 ‘부자 사장님’까지 이자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형평성 논란은 남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산 및 소득까지 따지면 별도로 심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작 도움이 절실한 제2금융권과 대부업 대출 차주는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3000억원을 활용해 지원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상호금융사·여신전문회사·저축은행)에서 연 5~7% 고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 일부를 환급해 줄 예정이다. 또 연 7%가 넘는 고금리에 대해 금융위는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은행이 심사 후 최대 5.5% 이하 금리 대출로 바꿔 줄 수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 대출액 역대 최고치 기록=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개인사업자 부채’(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7918만원으로 직전 연도보다 1.1%(201만원) 증가했다. 대출액은 2017년 조사 이래 5년 연속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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