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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침 묵상

“포옹 이외에 종교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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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시인 정현종의 잠언. 으뜸의 가르침으로 불려온 종교가 아직 살아 있는가, 라고 시인은 묻는 듯싶네. “너무 힘들어요. 날 좀 안아주세요.” 예수나 붓다는 이런 약자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않고 자비의 품을 열어 안아주었지. 어떤 종교의 명찰을 착용했느냐보다 가난과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을 안아주는 일이 절박해진 세상. 자유와 평화와 정의의 강물은 모든 존재를 넉넉히 받아들이는 포옹의 바다에서 만난다네. “그리하여 지구는 꽃피네. 포옹 속에서.”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