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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서민·약자 편에서 나라 미래 대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저는 잘하고 싶었고,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서민과 약자의 편에서고 싶었고,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저는 잘하고 싶었고,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서민과 약자의 편에서고 싶었고,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1일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윤석열 정부 최연소 국무위원에서 50대 여당 대표로 타이틀을 바꿔 달게 될 한 전 장관은 내년 4·10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을 지휘한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의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수락한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임식을 했다. 한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추대 수락의 이유를 “동료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었다. 특히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어진 문답에서 그는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고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며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앞장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쟁투라는 의미에서의 정치와는 멀리 있었고, 실제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지만 큰 의미의 공공선 추구는 20여 년째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당과 대통령 간의 관계 정립에 대해서는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국민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당이 적극적으로 추대하는 모양새가 아니었다’는 지적에 한 장관은 “주위에서 이른바 ‘여의도 문법’대로 삼고초려하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들 하더라”며 “하지만 저는 결심했으니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간을 보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윤석열·김건희 아바타”

이준석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을 만나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특정한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여권의 움직임은 속도전 자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장관이 오전에 사의를 표명한 지 2시간 만에 면직안을 처리했다. 윤재옥 권한대행은 당 결정사항을 대통령실과 공유한 뒤 즉각 한 전 장관과 만나 비대위원장을 제안했고, 한 전 장관은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당의 공론장 격인 의원총회에선 반대 의견이 없었고, 의총 직후엔 화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5분 만에 한동훈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22일 전국위원회 소집요구안을 공고한 뒤, 26일 전국위를 열고 한동훈 비대위 출범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 전 장관은 이르면 다음 주 중 비대위원 인선 등에 착수한다. 당헌·당규상 다음 달 10일까지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는 만큼, 연내 비대위 구성을 마친다는 게 지도부의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친명계가 다수인 최고위원회는 오전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부터 윤석열 아바타인지, 김건희 아바타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건희 방탄에 열심이다”(박찬대 최고위원) 등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미리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은 오후 페이스북에 “한 전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수락은 당을 윤석열 대통령의 직할 체제로 만들고, 여야 협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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