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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기 터지고, 하늘길∙뱃길 끊겼다…최강 한파 덮친 한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설과 한파로 전국 곳곳에서 계량기가 터지고 비행기·여객선이 결항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지역에서는 90대 노인이 한랭질환으로 숨지기도 했다.

충남 서천군 비인면 한 주택 장독대에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주민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 독자

충남 서천군 비인면 한 주택 장독대에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주민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 독자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한랭질환 환자는 3명 발생했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누적 환자는 이달 1일부터 85명에 달한다. 지난 18일 강원 영월에 사는 90대 노인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인이 ‘저체온증’이라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수도 계량기 동파는 전국에서 150건 발생했다. 서울이 90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 18건, 강원 15건, 인천 7건 등이었다. 현재 모두 복구 완료됐다. 수도관도 경기지역에서 3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파가 닥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관리소에 동파된 계량기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파가 닥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관리소에 동파된 계량기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하늘길과 뱃길도 끊겼다. 김포공항과 제주국제공항 등 1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제주의 경우 육상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는 이착륙방향 모두 급변풍(윈드시어) 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다만 제주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은 문제없으나 상대 공항의 기상 악화로 인한 결항과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목포를 잇는 뱃길 등 여객선 57개 항로 68척 등도 통제됐다. 전남과 충남, 제주 지역 지방도 12개 구간도 통행이 불가한 상태다.

교통사고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21일 오전 3시30분쯤 충남 당진 초대리 부근 서해안고속도로 내 서울 방향에서 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버스 운전기사 1명이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13명은 경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0분쯤 충남 서천군 서해안고속도로 춘장 나들목 인근에서는 화물차량이 중앙분리대와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 5시 37분쯤 한림읍 한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 옆 도랑에 빠져 운전자가 다쳤다.

전날 오후 2시10분쯤 전북 정읍시 입암면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순천 방향 117㎞ 지점에서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 차량 10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1t 트럭 운전자 A씨(50대) 등 2명이 숨졌다. 일대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무등산과 내장산 등 5개 국립공원 84개 탐방로가 폐쇄됐다.

대설경보와 함께 한파경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인도에서 한 시민이 방한용품을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설경보와 함께 한파경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인도에서 한 시민이 방한용품을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서부를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시간당 눈이 1~3㎝ 내리는 곳이 있다. 22일까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하루 동안 새로 내린 눈의 양은 제주 서귀포가 45.7㎝로 가장 많다. 전북 군산(34.7㎝), 전북 부안(24.1㎝), 전남 무안(17.9㎝), 충남 서천(17.8㎝),  광주광역시(12.6㎝)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이번 강추위는 23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낮부터 차차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은 -9~2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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