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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가장 혹독한 ‘48시간’…서울 체감 -21도, 서해안 폭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가 한반도를 점령하면서 21일부터 이틀 동안 올겨울 최강 한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해안 지역에는 70㎝ 이상 함박눈이 내려 쌓일 것으로 예상돼 폭설 피해에도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은 “21일과 22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5~10도가량 큰 폭으로 떨어져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매우 추워지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20일 오후 8시부로 중대본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강원도, 충청 일부 지역에 한파 경보를 발표했다. 서울에서 한파 경보가 내려진 건 올겨울 들어 처음이다. 한파 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급격한 저온 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등에 내려진다.

서울은 21일 아침 기온이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5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21도까지 떨어지겠고, 한낮에도 체감 -12도에 머물면서 매우 춥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양주·파주와 강원 철원 등 경기·강원 북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26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2일에도 전국의 아침 기온이 -20도에서 -6도 사이에 머물면서 전날과 비슷한 강도의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겨울 가장 혹독한 48시간이 예고되면서 수도관 동파 등 한파 피해도 우려된다.

올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가 이틀 넘게 지속되는 건 고위도 지역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이 열리면서 북극의 한기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최정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우랄산맥 부근의 기압능으로 인한 블로킹 현상으로 남북 흐름이 강화되면서 베링해 부근에 위치한 고위도 지역의 찬 공기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이라며 “바람도 매우 강해서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지겠다”고 말했다.

한파와 함께 서해안 지역에는 함박눈까지 내려 쌓였다. 충남 보령·서천과 전남 영광, 전북 일부 지역에는 대설 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22일까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제주도를 중심으로 함박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북 서부 일부 지역에는 50㎝, 제주 한라산에는 7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이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눈이 긴 시간 이어지면서 쌓인 눈의 무게로 인해 축사나 비닐하우스, 약한 구조물이 붕괴할 위험도 크다.

이번 한파는 주말인 23일 아침까지 이어지다가 낮부터 점차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연말까지는 평년 수준의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각종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올림픽대로 김포 방향 한남대교 남단-반포대교 남단에 추돌사고가 발생해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또 빙판길로 인해 서울 곳곳에선 정체가 빚어졌다. 오후 4시 기준 서울시 전체 속도는 시속 20.8㎞에 그쳤다. 수도권보다 눈이 많이 내린 지방에서도 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2시 8분쯤 전북 정읍시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117㎞ 지점에서 1t 트럭과 고속버스 등 차량 10대가 잇따라 부딪히는 사고로 50대 트럭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광주공항과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10편이 지연됐고, 여수공항에서도 항공편이 대부분 결항했다. 국립공원 입산도 통제됐다. 무등산과 지리산 전남은 부분 통제, 내장산은 전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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