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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강수 등 기후변화, 1인당 지역내총생산 3%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우박을 동반한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우박을 동반한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잦은 강수와 이상 고온 등 기후변화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을 약 3%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도 여름철 폭우ㆍ폭염, 겨울철 이상고온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커져가는 가운데 경제적 피해를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국은행 이지원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이 발표한 ‘국내 기후변화 물리적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 강수량이 1m 상승할 경우 1인당 GRDP는 향후 5년간 2.54%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연 강수량은 세계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 만큼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과거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연 평균기온과 연 총강수량이 각각 1도, 1m 상승할 경우 국내 산업별ㆍ지역별 실질 부가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우선 산업별로는 건설업(-4.90%), 부동산업(-4.37%)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ㆍ부동산업은 실외에 노출된 생산활동이 많다보니 그만큼 날씨가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위도상 남쪽에 위치하거나 도시화 및 산업화 비중이 높은 지역인 제주(-3.35%), 경남(-2.39%), 대전(-1.54%), 부산(-1.31%), 대구(-1.03%) 순으로 피해가 컸고 서울은 -0.75% 수준이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연 총강수량이 1m 증가할 경우 건설업(-9.84%)과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6.78%), 그리고 금융 및 보험업(-3.62%) 등의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창립 이래 처음 전면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은 게 대표적이다. 차량 침수 피해가 늘면 보험회사 손실도 커진다.

연 평균기온 상승은 주로 서비스업의 실질 부가가치 성장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기온 1도 상승시 도매 및 소매업(-1.85%), 부동산업 (-1.73%) 등에 피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일인당 GRDP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 과장은 “최근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현재까지 관측된 중간값보다 더 높은 수준의 평균기온과 총강수량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며 “홍수ㆍ가뭄ㆍ산불 등 급성 리스크로 인한 직접적 피해 영향까지 고려할 경우 피해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의 물리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적”이라며 “산업 및 지역과 연계된 만성 기후리스크를 평가하고 대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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