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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 풀린다지만…기업 10곳 중 8곳 허리띠 안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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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기업 10곳 중 8곳은 내년에도 현상을 유지하거나 긴축경영에 나서는 등 ‘허리띠 조이기’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은 내년 경영 환경에 대해 더 비관적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조사 기업 중 17.7%만 내년도에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답했고, 현상유지(44%)·긴축경영(38.3%)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30인 이상 기업 204개사의 임원을 대상으로 ‘2024년 기업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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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업 규모별로 온도차가 있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52.3%로 지난해 조사(12.8%)보다 4배 이상으로 늘었고, 300인 미만 기업에서 긴축경영을 하겠다는 답변은 26.3%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긴축경영을 위한 방법으로 ▶전사적 원가절감(50%) ▶인력운용 합리화(24.1%) ▶신규투자 축소(16.7%) 등을 제시했다.

내년 영업이익과 관련해 ‘올해와 유사할 것’이란 예상이 48.5%로 가장 많았고, ‘감소할 것’(27%) ‘증가할 것’(24.5%)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시점에 대해 기업인 절반 이상은 ‘2025년 이후’(56.4%)를 꼽았다. ‘2024년 하반기’ 36.3%, ‘2024년 상반기’ 5.4%, ‘이미 회복세로 돌아섰다’ 1% 등이 뒤를 이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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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절반은 ‘향후 5년 내 필요인력이 부족할 것’(58.4%)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기업은 대응책으로 ‘인력운영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35.3%), ‘필요인력 양성 방안 강구’(21.8%), ‘정년연장·재고용 등 계속 고용’(18.5%) 등을 꼽았다. 특히 300인 미만 기업에서는 25.4%가 계속 고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8.3%에 그쳤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에서 ‘긴축경영’ 기조가 증가한 것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생활 밀접업종과 제조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1000명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92.5%는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가장 큰 경영부담으로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33.8%)를 꼽았다. 인건비 상승과 인력 수급 애로(21.8%), 고금리와 대출 상환 부담(18.3%)도 어려운 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소상공인의 82.9%가 앞으로 1년 이내 폐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취업 곤란이나 노후 대비 등을 이유로 한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89%)라는 점을 이유로 분석했다. 특히 60대 이상 소상공인의 91.1%가 생계형으로 나타나는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생계형 창업이 많았다.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 지원정책 방향은 ▶금융지원 등을 통한 경영위기 극복(72.9%)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및 디지털 전환 지원(12.7%) ▶과밀경쟁 구조 개선과 폐업·재기 지원(10.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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