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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민자가 미국 피 오염"…또 혐오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이민자를 겨냥해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州)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 수천 명 앞에서 이민자가 "우리나라(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poisoning the blood of our country)"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내용의 혐오발언을 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내용의 혐오발언을 했다. AP=연합뉴스

그는 남미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도 미국으로 유입된다면서 "그들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이민자들이 그냥 들어오기만 하면 범죄가 엄청날 것"이라며 "테러리즘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발언은 유세 전 언론에 사전 배포된 자료에는 없었던 문구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피'라는 단어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지난 9월 우파 성향 웹사이트 '내셔널 펄스'와 인터뷰에서도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표현을 썼다.

이와 관련,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과거 나치 정권의 유대인 말살 주장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이슨 스탠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스카이뉴스에 "아돌프 히틀러가 '나의 투쟁'에서 '독일인의 피가 유대인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한 발언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는 매체에 "트럼프는 '피'라는 단어를 집회에서 반복적으로 쓰고 있다"면서 "위험한 발언이 반복되면 그것이 정상 취급되고 권장되는 관행이 생긴다"고 염려했다.

반대자에는 '해충' 표현쓰며 비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반대 세력에 대해 ‘해충’(vermin)이라는 단어를 쓰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난달 그는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두고 "우리나라에서 해충처럼 살며 거짓말을 하고, 도둑질하고, 선거에서 속임수를 쓰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들을 근절할 것을 맹세한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선거운동에서 트럼프의 폭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수사법은 역사 속 파시스트 독재자들과 현대의 포퓰리즘 강자들에 대한 더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재선 운동 캠프의 대변인인 스티브 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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