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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조이 즐겨 신는 타이거 우즈…'27년 후원' 나이키와 연 끊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PNC 챔피언십에서 경기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아들 찰리 우즈. 둘 모두 풋조이 신발을 신고 있다. AFP=연합뉴스

PNC 챔피언십에서 경기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아들 찰리 우즈. 둘 모두 풋조이 신발을 신고 있다. AF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와 후원사인 나이키의 결별설이 돌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나이키가 1996년부터 함께 했던 우즈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아들과 참가한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나이키에 관한 질문에 “아직도 그 회사 제품을 입고 있다”라는 짧고 심드렁한 뉘앙스의 답을 내놨다. 우즈와 나이키가 막판 조율 중일 테지만 결별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와 우즈는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4년부터 골프화와 의류를 만들던 나이키는 1996년 우즈의 프로 전향과 함께 본격적으로 골프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금액인 5년간 4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우즈는 옷과 모자에 나이키 로고만 박았다.

성과도 있었다. 나이키는 우즈 덕에 골프 시장에 연착륙했다. 2000년 우즈는 나이키 공을 사용해 타이거 슬램(4연속 메이저 우승)을 했고 볼 시장 점유율은 1%에서 6%로 성장했다.

그러나 나이키가 점령한 농구 축구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골퍼들은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골프계에선 “우즈가 대단한 건 열등한 제품(나이키)을 쓰면서도 1등에 오른 것”이라는 말도 많았다.

나이키는 2016년 골프용품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등 기존 계약 선수들과 의류, 신발 등의 계약은 유지했다.

나이키는 2013년 말 우즈와 10년간 2억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로 끝난다. 그 동안 우즈는 노출이 부족했다. 허리 부상과 교통사고 등으로 2014년부터 10년간 3승에 그쳤다. 최근 3년간 출전한 공식 대회는 8개뿐이다. 은퇴하고도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마이클 조던과 달리 우즈는 돈 값을 못한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고 미디어들은 전했다.

나이키로서는 기분 나쁜 사건도 있었다. 우즈는 2022년 마스터스에 나이키가 아니라 풋조이를 신고 나왔다. 2021년 교통사고를 당해 발이 아픈 데다 언덕 많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경기하기에 나이키 신발은 불편하다는 거였다.

나이키는 우즈의 결정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긴 했다. 그러나 골프화 시장에서 이 사건은 여파가 작지 않았다. 이후에도 우즈는 계속 풋조이를 신고 있다. 지금 열리고 있는 PNC 대회에는 우즈의 아들인 찰리 우즈도 풋조이를 신었다.

나이키는 2009년 섹스스캔들 때도 우즈를 지지했다. 나이키는 선수와 의리를 지키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이키는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매출이 줄었고 룰루레몬 등 다른 브랜드들의 추격도 거세다.

나이키는 우즈 이외에도 다른 선수들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 @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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