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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저 못 맞춰 수시 탈락생 속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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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호 15면

“의대 면접까지 다 보고 왔는데, 수능 최저 못 맞춰 수시 탈락입니다. 저보다 내신 낮은 친구들도 좋은 곳에 합격했다는데, 잠이 안 오네요.”

15일 2024학년도 대학 수시 최초 합격자 발표가 마감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합격통지서’를 인증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수험생들의 환호와 축하만큼이나, 불합격 통보를 받은 수험생의 푸념과 한숨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탈락한 학생들의 사연이 자주 눈에 띄었다. 교육·입시업계에선 ‘올해 수시가 정시가 돼 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 수시모집은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면접 등이 주요 요소인데, 올해는 어려운 수능 탓에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게 당락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입시업계는 올해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 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가 예년보다 어려워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학생 수가 급감한 것이 변수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4.71%(2만843명)으로 전년(7.83%)보다 1만3987명 줄었다. 상대평가인 국어·수학 영역도 1등급(응시자 상위 4%) 학생 수가 전년 대비 줄었다. 국어는 1843명, 수학은 4661명 감소했다. 메가스터디는 최상위권인 의예과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수험생이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의대는 수시에서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등급 합계가 5를 넘지 않아야 하거나 ‘3개 과목 1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곳이 많다. 메가스터디는 ‘4개 등급합 5 이하’ 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24.6% 줄어든 것으로 예측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예과는 합격을 포기하는 학생이 거의 없지만, 올해는 수능 최저 미충족자가 늘어나 예년에 비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정원이 증가할 수 있다”며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 등도 최소 10% 이상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한 수험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3일부터 시작하는 정시에서도 정시 이월과 이과 학생의 ‘문과침공’ 등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14일 서울대가 공개한 2024학년도 수시 최초 선발 결과에 따르면 2년 연속 일반고 출신 비중이 절반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 2181명 중 일반고 출신은 1081명(49.6%)로, 전년도(49.3%)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하였다. 일반고 다음으로는 영재고 15.3%, 자사고 11.7%, 외국어고 9.1%, 과학고 6.6%, 예술·체육고 4.4% 등 순이었다. 자사고와 외국어고는 전년 대비 각각 1.3%포인트, 0.4%포인트 감소했으며, 영재고와 과학고는 전년 대비 각각 0.8%포인트, 0.9%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 합격생 비율이 29%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광역시 출신 합격자는 25.3%에서 26.9%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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