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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파월'에 증시 들썩…삼성전자∙SK하이닉스 장중 신고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지며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코스피는 1% 넘게 올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3.52포인트(p)(1.34%) 상승한 2544.1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3.52포인트(p)(1.34%) 상승한 2544.1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 오른 2544.18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장은 외국인(6263억원)과 기관투자자(6944억원)의 순매수가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는 1조3369억원을 순매도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특히 외국인은 반도체 관련 종목이 담긴 전기·전자 섹터 주식 53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런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1% 오른 7만3100원에, SK하이닉스는 4.19% 오른 13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날 국내 증시는 Fed발 훈풍을 강하게 받았다. Fed는 13일(현지시간)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 최종 기준금리 중간값을 연 4.6%로 예상하며, 9월 전망치(5.1%)보다 낮춰잡았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횟수와 폭이 종전 전망보다 더 커지게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고 내년 금리 인하 횟수 확대 전망, 연착륙 기대를 모두 보여주며 투자 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원화가치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24.5원 오른(환율은 하락) 달러당 1295.4원에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82로 시작해 FOMC 이후 102.87로 하락한 채 거래를 마치는 등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그동안 증시를 눌러온 미국 국채 금리 공포도 한풀 꺾였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6%포인트 내린 연 4.04%를 기록했다. 14일 오전 2시에는 10년물 금리가 연 3.94%까지 떨어지며 8월 이후 처음으로 4% 아래로 하락했다.

한국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날보다 0.207%포인트 내린 연 3.258%에 장을 마쳤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고용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채권금리가 다시 반등할 수 있지만 지속해서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Fed가 내년 상반기 금리를 인하한다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3.5%대까지 하락할 것이고, 금리 인하가 늦어져 약한 경기 침체에 빠진다면 이보다 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그동안 증시를 눌러왔던 강달러와 고금리 전망이 약해지며 산타 랠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1.4%)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1.37%), 나스닥지수(1.38%)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홍콩 항셍지수(1.07%)와 호주 ASX 지수(1.65%), 대만 자취안 지수(1.05%) 등이 상승 마감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일찍부터 산타 역할을 했다” 고 말했다. 반면 엔화 가치가 급등한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73% 하락했다.

다만 산타 랠리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금리 여파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밀려오는 데다, 통상 금리 인하는 경기 둔화를 의미하는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산타 랠리가 이르게 찾아왔다”며 “연말 이후부터 경기 부진과 기업 이익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상승장을 이용해 현금 비중을 늘려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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