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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중고차 가성비 좋다" 해외서 인기…수출 말소 '역대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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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에 중고차가 가득 차 있다. 수출을 앞둔 중고차 수출 말소 차량은 올해 4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에 중고차가 가득 차 있다. 수출을 앞둔 중고차 수출 말소 차량은 올해 4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반도체 대신 자동차가 ‘수출 대들보’로 떠오른 가운데 ‘K-중고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14일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에 따르면 올해 ‘수출 말소’ 중고차가 4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 1~9월 수출 말소 차량은 36만8339대로 지난 한해 말소 차량 33만8837대를 넘어섰다. 1992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다. 올해 들어 월평균 수출 말소 차량은 4만 대 수준이다. 박영화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회장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출 말소 차량은 43만 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말소는 수출을 앞둔 차량이 국내에서 운행할 수 없도록 등록을 취소하는 절차다. 수출 업체는 말소 처리 후 9개월 안에 수출 여부를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차종별로는 승용차 11만4072대, 승합차 3521대, 화물 및 특수차 9123대로 집계됐다. K-중고차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인기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한 중고차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리비아(6만73대)였다. 리비아는 중고차를 수입해 인근 튀니지와 수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요르단과 이집트, 튀르키예도 한국 중고차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다.

이들 나라에서 인기 차종은 험로에 유리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1t 트럭 등이다. 중고차 수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한국 중고차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폐차보다 수출을 선택하는 차량 소유자가 많아진 것도 중고차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고차의 경우 엔진 등 주요 부품에 이상이 없다면 수출 시세가 폐차 시 돌려받는 고철비보다 높다. 여기에 중고차 온라인 판매망 구축 등 비대면 수출이 늘어난 것도 한국 중고차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운임이 떨어진 것도 중고차 수출에 호재다. 컨테이너선 운임을 대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에는 5000선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100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차량 전용 운반선이 아닌 컨테이너에 실어 해상으로 나른다.

업계에선 중고차 수출은 당분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한다. 다만 중동 정치 상황 등이 변수다. 박영화 회장은 “내년 수출 물량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주요 수출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물량이 크게 변할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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