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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ASML ‘투톱 동맹’ 최첨단 반도체 주도권 굳히기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국내 수도권에 짓기로 한 미래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센터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 첨단산업단지 근처에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해외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ASML 양사는 12일(현지시간) 총 7억 유로(약 1조원)를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해 공동운영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ASML과의 협력 강화는 유럽의 반도체 가치사슬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센터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초미세 제조 공정과 그에 필요한 노광장비를 개발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핵심 장비다. 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이 미세할수록 성능이 높아지는데 EUV 장비는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미세 회로 구현에 필수적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메모리와 장비 부문 각 1위의 동맹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EUV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미세 공정 구현에 꼭 필요한 장비로 꼽히지만, 최근엔 오히려 최첨단 메모리(D램) 공정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D램 14나노 공정부터는 수율과 생산단가 등의 문제로 EUV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최첨단 메모리 개발에 필요한 차세대 EUV 양산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메모리 초격차’를 통해 30년간 지켜온 글로벌 메모리 넘버1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 공정에서 전력 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인 네덜란드 기업 NXP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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