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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겨눈 美 "반도체 기술, 적국에 가면 안돼…韓과 수출통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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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가진 동맹국들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상무부 관계자가 밝혔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우리와 동맹들은 우리를 적들로부터 보호하고 기술을 관리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행동할 수 있는 수출통제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지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엘렌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렌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테베스 차관은 특히 반도체의 경우 반도체 칩이나 관련 장비를 실제 생산하는 국가는 많지 않아, 이들 국가가 새 수출통제 체제에 참여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몇몇 국가가 첨단 양자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도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도 새로운 수출 통제에 대해 논의를 하는 동맹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모든 동맹을 포함한다"면서 "한국의 참여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한국의 참여 없이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곤잘로 수아레스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 부차관보도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국에서 생산된 민감한 품목이 중국의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과 미국처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美 상무 "한·일 등과 공조 필요" 

이런 발언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지난 2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과 수출통제 공조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 포럼에서 "중국이 한국·일본·독일 등을 통해 미국의 수출통제를 우회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우리가 수출통제를 해도, 중국이 독일·네덜란드·일본과 한국에서 기술을 구할 수 있다면 무슨 소용이겠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냉전 시대 서방이 공산권에 대한 전략 물품 수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코콤(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과 같은 다자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美 보란 듯 5nm 기술 탑재 노트북 공개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 프로세서를 탑재한 새 노트북을 최근 공개했다고 폴리티코 등이 11일 보도했다. 미국이 7nm 칩 탑재 스마트폰을 두고 '추가적 초고강도 규제'를 언급했는데, 이보다 고성능인 칩을 공개한 것이다.

화웨이는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 프로세서를 탑재한 새 노트북을 최근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화웨이는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 프로세서를 탑재한 새 노트북을 최근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앞서 지난 8월 화웨이는 7nm 프로세서 '기린 9000S'가 내장된 스마트폰 '메이트 프로 60'을 출시했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 관련 첨단장비 유입을 강력하게 제재하는 와중에 7nm 칩을 내놓아 업계 파장이 컸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로 14nm 이하급 반도체 수출을 금지했는데도,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중국산 7nm급 반도체가 탑재되며 수출 통제 조치가 사실상 뚫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번에 화웨이 노트북에 탑재된 5nm 칩이 수출 규제 전에 비축한 물량이란 관측도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그레고리 앨런 선임 연구원은 폴리티코에 "화웨이 노트북에 탑재된 5nm 칩은 중국이 지난해 10월 수출 규제 전에 비축한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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