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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김상철 회장 아들 구속송치…100억원 비자금 관여 혐의

중앙일보

입력

회사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를 팔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의 아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13일 오전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의 아들 김모씨와 암호화폐 발행 업체 대표 정모씨를 구속 송치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의 아들 김모씨와 암호화폐 발행 업체 대표 정모씨를 구속 송치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3일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의 아들 김모씨와 암호화폐 발행 업체인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씨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온 김씨 등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랐다.

김씨 등은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아로와나토큰을 매도한 차익으로 비트코인 등을 사들여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4월 발행된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 한컴위드가 지분을 투자해 ‘한컴 코인’이라고 불리며 주목받은 코인이다. 이 코인은 거래소 빗썸 상장 당일 50원이었던 상장가가 30분만에 5만3800원까지 1075배나 치솟아 시세 조종 의혹을 받았다.

경찰은 김씨 등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코인을 사고팔며 형성된 100억원대 비자금이 한컴위드 사내이사였던 김씨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과 아들 김씨의 혐의는 그간 8번에 걸쳐 오너가 바뀌어온 한컴의 역사와도 연관이 깊다. 1990년대 출시 당시부터 국산 워드프로세서로 큰 호응을 받았던 한컴의 ‘아래아한글’은 불법 복제와 외환위기로 1998년 부도 위기를 맞아 고(故) 이민화 전 매디슨 회장에게 인수됐다. 그러나 매디슨도 부도가 난 탓에 한컴은 이후에도 2003년까지 주인이 5번 교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2003년 프라임그룹의 인수 이후 안정기를 찾아가던 한컴은 2008년 프라임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오너 부재 상태를 겪다 2009년 삼보컴퓨터에 인수됐고, 1년 후 다시 대표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되면서 현재의 오너인 김상철 회장 일가에 인수됐다.

2010년 한컴을 인수 김 회장 일가는 마스크, 금 거래소, 노인 요양원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무렵 계열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아들 김씨뿐만 아니라 김 회장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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