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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땅굴에 바닷불 퍼붓기…이스라엘 '침수작전'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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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에서 담수가 부족한 팔레스타인인들이 해수로 빨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에서 담수가 부족한 팔레스타인인들이 해수로 빨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무력화하기 위해 해수를 채우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WSJ은 IDF로부터 관련 작전 브리핑을 들은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IDF 측은 기밀 유지를 이유로 구체적인 작전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지난달 설치한 5개의 해수 펌프에 더해 최근 2개의 펌프를 추가 설치했다고 WSJ은 알렸다.

IDF는 지난달 중순쯤 알샤티 난민 캠프에서 북쪽으로 약 1마일(약 1.6㎞) 떨어진 지역에서 대형 해수 펌프 조립을 마쳤다. 이 펌프들로 지중해에서 시간당 수백만 리터의 바닷물을 끌어와 하마스 터널에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 6일 “적으로부터 터널이라는 자산을 빼앗는 것은 우리가 검토 중인 것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해수 침수 작전의 효과는 미지수다. 이번 작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앞서 WSJ에 “지하터널과 그 주변의 세부사항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이 작전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아무도 가본 적 없는 터널에서 바닷물이 어떻게 배수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이 효과적인지 미리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오히려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농작물을 못 쓰게 해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고통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자지구 내 식수 부족 문제는 개전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 2015년 이집트가 라파 국경의 지하터널로 밀입국자들이 자국 내로 들어오자 해수로 이 터널을 침수시켰고, 농사를 망친 인근 농민들의 반발을 산 사례도 있다. 아직 구출되지 못한 인질들이 수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IDF는 여전히 지하터널을 통해 무기와 병력을 나르고 있는 지하터널에 대한 무력화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이번 전쟁에서) 진짜 문제는 영토 점령이 아닌 지하로 들어간 하마스”라고 평가했다.

한편 IDF는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의 지상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이 주장하는 하마스와 민간인 사망자는 약 1만 8400명으로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은 약 240명 중 135명이 남았다고 이스라엘 정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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