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폭행 사태가 발생한 튀르키예 프로축구. 로이터=연합뉴스
판정에 불만을 품은 튀르키예 프로축구 구단 회장이 경기 뒤 그라운드에 난입해 주심을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튀르키예 축구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간) "앙카라귀쥐와 리제스포르의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15라운드가 1-1로 끝나고 주심이 앙카라귀쥐 회장의 주먹에 맞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열린 앙카라귀쥐-리제스포르전은 2명이 퇴장 당할 정도로 치열했다.
홈팀 앙카라귀쥐는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5분 스트라이커 알리 소웨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빠지자, 홈 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리제스포르의 수비수 에미르한 톱추가 후반 50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분위기는 잠시 가라앉았으나, 후반 52분 리제스포르의 알돌포 가이치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1-1로 끝났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데 격분한 앙카라귀쥐의 파루크 코카 회장은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자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코카 회장은 주심을 맡은 할릴 우무트 멜레르 심판의 왼쪽 눈 부위를 가격했다. 그라운드에 뛰어든 앙카라귀쥐의 팬들도 쓰러진 주심을 폭행했다. 이를 말리려는 선수와 팀 관계자들이 뒤엉키면서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37세 멜레르 주심은 2017년부터 국제심판으로 활약했다. 지난달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주심으로 나서기도 했다. 튀르키예축구협회는 곧바로 임시회의를 열어 "튀르키예 축구의 수치다. 사건 관련자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리그 경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판을 표적으로 삼은 비열한 범죄다.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클럽팀과 관계자들이 가장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 당국도 폭력사태 수사에 착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심판을 향한 공격을 비난한다"며 "스포츠는 폭력과 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