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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에 주먹 날린 구단회장 발칵…튀르키예 대통령까지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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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그라운드에 난입한 파루크 코가 앙카라귀쥐 구단 회장에게 폭행당해 쓰러진 할릴 우무트 멜레르 주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그라운드에 난입한 파루크 코가 앙카라귀쥐 구단 회장에게 폭행당해 쓰러진 할릴 우무트 멜레르 주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 프로축구에서 구단 회장이 심판 얼굴에 주먹을 날리며 리그 전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열린 튀르키예 슈퍼리그 15라운드 앙카라귀쥐와 리제스포르의 시합에서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파루크 코카 앙카라귀쥐 구단 회장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그는 이날 경기의 주심인 할릴 우무트 멜레르 심판을 찾아가 왼쪽 눈 부위를 가격했다. 곧이어 그라운드에 쏟아진 앙카라귀쥐의 팬들도 이런 폭행에 동참했고, 멜레르는 그라운드 바닥에 누워 얼굴을 감쌌다. 앙카라귀쥐의 팬들은 쓰러진 멜레르에게 발길질하기도 했다. 그라운드는 이를 말리려는 선수들과 양측 팀 관계자들이 엉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멜레르 심판이 쓰러지며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멜레르 심판이 쓰러지며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멜레르는 2017년부터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37살의 젊은 심판으로, 지난달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주심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멜레르의 주치의는 “왼쪽 눈 주위에 작은 골절이 발견됐고, 머리에도 부상이 있다”고 전했다.

아직 코카 회장이 주먹을 휘두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경기는 2명이 퇴장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다. 1-0으로 경기를 이끌던 앙카라귀쥐는 후반 추가 시간 7분에 골을 허용했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튀르키예 축구협회는 사건 직후 임시회의를 소집한 뒤 “튀르키예 축구의 수치다.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메흐메트 부유케시 축구협회장은 “리그의 모든 경기가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심판을 향한 공격을 비난한다.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며 “스포츠는 평화와 형제애를 의미한다. 스포츠는 폭력과 함께 병립할 수 없다. 튀르키예 스포츠는 절대로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앙카라귀쥐는 경기 이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튀르키예 축구계와 스포츠계 모두에 죄송하다. 멜레르 심판이 빨리 쾌차하길 바란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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