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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뜬다” 서학 개미들 암호화폐 관련주 폭풍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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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130억원어치 사들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서자 투자금이 암호화폐 관련 주식에 몰리고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를 980만2000달러(약 1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소매업체인 메종솔루션스(1971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코인베이스 순매수 순위는 지난달 31위(869만9000달러)에서 2위로 솟구쳤다. 뒤를 이어 엔비디아(826만7000달러), 화이자(772만30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730만5000달러) 순이었다.

서학개미가 코인베이스에 몰린 건 비트코인 영향이 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10일 기준 4만3900달러로 지난달 말(3만7712달러)보다 16%가량 뛰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160% 이상 치솟았다. 내년 1월 중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커진 데다 4월 중엔 비트코인 채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관련 기업도 덩달아 주가가 뛰고 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연초 33.6달러에서 이달 8일 146.6달러까지 뛰었다. 클린스파크(414.4%), 마라톤디지털홀딩스(393.5%) 등 일부 채굴기업 주가는 연초 이후 300% 이상 치솟았다. 국내에선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과 우리기술투자가 이달 들어 주가가 각각 15%, 2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TF 승인이 무산될 우려와 함께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연구원은 “현물 ETF 승인이 3월까지 미뤄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승인 차질로 하락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인거래소 예치금도 이자 지급=내년 7월부터 가상자산거래소에 예치한 돈에 대해서도 이자가 지급될 전망이다.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예금토큰은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런 내용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령·감독규정 제정안을 발표했다. 시행령과 감독규정은 다음달 22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가상자산사업자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 코인거래소에 예치한 원화를 은행 계좌 등에 넣어두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를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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