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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국물 남기고 '고혈압' 목도리 챙기고…'치매' 이것 피하라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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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별 건강한 겨울나기

겨울은 건강관리가 쉽지 않은 계절이다. 추위로 운동량이 줄어들고 송년회와 신년 모임으로 인한 과식, 과음이 잦을 수 있어서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치매 등의 질환이 있다면 겨울에만 나타나는 계절적·신체적 특징 등으로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알아두면 도움되는 내용을 짚어봤다.

당뇨병 한식·일식 위주로 메뉴 선택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체내 혈당 관리가 되지 않는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숙제는 식단 조절. 그러나 겨울에는 각종 모임으로 식단 관리에 빨간불이 켜지기 쉽다. 많은 사람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평소 식사량을 훌쩍 넘겨 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겨울이면 으레 찾는 뜨끈한 국물 요리는 고칼로리의 맵고 짠 음식이 대부분이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이들 음식은 입맛을 자극해 한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한다”며 “게다가 그 속에 든 다량의 나트륨과 지방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비만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만은 당뇨병을 악화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 비만인 당뇨인은 체중 조절만으로도 원활하게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식단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나트륨 함량이 많은 국이나 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일은 되도록 삼간다. 외식할 때는 튀김이나 볶음류 등이 많고 열량이 높은 양식이나 중식보다는 한식 혹은 일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몸이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에도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요하다. 운동은 신체 내 당질 대사를 활발하게 해 혈당을 조절하고 불필요한 칼로리를 소모해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혹시 모를 심혈관계 합병증을 막는 역할도 한다.

운동할 때는 본인 체력에 맞게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나가도록 한다. 김 교수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탈 때 한두 정거장을 미리 내려 걷는 등의 운동도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고혈압 합병증이 있다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고혈압 잠시 외출할 때도 따뜻하게

한국인의 대표적인 만성질환, 고혈압도 동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성인 기준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겨울철 낮은 기온에 민감하게 대비해야 하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을 보여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1~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12월에 가장 많았다.

혈압 상승 폭을 줄이려면 갑자기 추운 환경에 맞닥뜨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머리·목·귀·손 등 노출 부위의 보온에 신경 쓴다. 짧은 시간이라도 반소매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 밖을 나가는 일은 금물이다. 수도계량기와 보일러 배관 등의 동파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연말 모임 시 반복적인 음주 역시 삼간다. 하루 두세 잔 이상씩 지속해 술을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부정맥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전두수 교수는 “술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이완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져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을 각각 6%, 1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기승을 부리는 감기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고혈압으로 동맥경화증을 앓는 환자는 감기로도 혈관에 혈전 발생 위험이 커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외출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가정에 혈압계를 구비해 매일 최소 2번은 혈압을 잰다. 혈압이 기준보다 지속해서 높게 나오면 주치의와 상의해 혈압약의 용량을 조절한다.

치매 온열 제품은 타이머 설정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력과 판단력 등 인지 기능 저하다. 이로 인해 집을 나섰다가 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리는 환자가 종종 생긴다. 특히 동절기에는 환자가 길을 배회하다 저체온증을 겪고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보호자의 대비가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윤원태 교수는 “GPS(위치정보시스템) 기능을 갖춘 단말기나 보호자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환자가 항상 소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매 환자의 외출을 확인할 수 있게 문에 종이나 동작감지센서 도어벨 등을 설치하고 자주 입는 옷에 치매안심센터에서 보급하는 실종 예방 인식표를 부착하는 것도 좋다.

겨울철 판단력 부족에 따른 치매 환자의 낙상 사고도 빈번하다. 능력보다 너무 빨리 걷거나 미끄러운 빙판길을 피하지 않고 걸은 결과다. 사고를 막으려면 외출 시 보호자와 발맞춰 걷게 하고 미끄럼 방지용 밑창을 장착한 신발을 신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 흔히 쓰는 온열 매트, 히터 등의 온열 제품은 또 다른 위험 요소다. 보통 치매 환자는 신경계 변화로 반응 시간이 지연되고 인지 능력이 감소해 사고에 취약하다. 불이 나도 타는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고, 경보 소리도 잘 듣지 못할 수 있다. 사고 위험을 낮추려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온열 제품을 쓰고 타이머 설정을 해둔다. 윤 교수는 “온열 제품을 오랜 시간 무분별하게 쓰면 피부가 붉어지고 심하면 근육 조직이 괴사할 수 있다”며 “환자 피부에 온열 제품이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제품 온도는 체온 이하로 유지하되 1시간 이상 지속해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겨울철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3가지

주기적으로 환기하기

동절기에는 추운 날씨 탓에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반면, 칼바람으로 창문을 여는 빈도는 줄어든다. 문제는 오랜 시간 환기를 하지 않으면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 물질의 실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1~2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게 좋다. 특히 미세먼지 발생량이 높은 구이나 튀김 요리 등을 할 때는 창문을 열고 주방 환풍기를 트는 등의 수칙을 지키도록 한다. 요리가 끝난 뒤에도 창문을 30cm 정도 열어 최소 15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한다.

샤워 후 보습제 바르기

겨울 불청객 중 하나는 피부 건조증이다.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낮아지면서 건조해진 환경 탓이다. 피부 건조증을 앓으면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생긴다. 증상은 주로 다리와 팔, 몸통에 발생하고 따뜻한 난로 근처에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목욕을 한 다음 로션이나 오일 등의 피부 보습제를 발라주는 게 바람직하다.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은 합성섬유 대신 피부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면 소재가 좋다. 잦은 목욕, 때 밀기 등은 자제하도록 한다.

물 충분히 섭취하기

겨울철에는 건조하고 찬 공기로 호흡기까지 건조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수분 섭취는 노폐물이 쌓이지 않게 세포 내 물질대사를 원활하게 해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부종의 원인 중 하나인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부기를 빼주는 역할도 한다. 물은 한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기보다는 틈틈이 나눠 마시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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