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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또 이재명…14번째 압색 당한 경기도 "해도 너무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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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부청사와 북부청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와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남부청사와 북부청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모두 컴퓨터에서 손 떼세요.”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경기지사 비서실에 진입한검찰 수사관들이 소리쳤다.
이들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 속 업무상배임혐의 피의자 이름은 전임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였다. 두 사람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에 대한 압수수색이었지만 압수수색 대상에 비서실 컴퓨터 6대 중 4대가 포함돼 비서실 업무는 마비됐다.
김 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7월에 취임한 저와 제 비서실 보좌진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냐”며 “철 지난 재탕, 삼탕 압수수색”이라고 비난했다. 경기도의 항의에도 경기도청 압수수색은 8일까지 이어졌다.

민선 8기 들어섰는데 민선 7기 관련 압색만 14번 

경기도 공직사회가 압수수색으로 연일 술렁이고 있다.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에 접어드는 데도 민선 7기와 관련된 압수수색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수사당국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민선 8기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경기도는 서울중앙지검(3회)과 수원지검(9회), 경기남부경찰청(2회)으로부터 총 14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받았다. 모두 민선 7기와 관련된 압수수색이다. 수원지검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연루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및 뇌물 의혹 등과 관련해 7차례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의 측근과 그 가족이 연루된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에 대한 검·경의 압수수색도 7차례 진행됐다.

잇따른 압수수색에도 속으로 삭이던 경기도가 폭발한 건 지난 2월 진행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된 수원지검의 압수수색 때부터다. 김 지사의 업무용 컴퓨터를 비롯한 경기도청 집무실과 비서실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김진욱 경기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지사의 PC가 2020년 1월 퇴직한 이 전 부지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항변했다. 실제로 검찰은 김 지사의 집무실 컴퓨터 포렌식 결과에서 이 전 부지사의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찾지 못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너무 한다” 

거센 반발에도 수원지검이 지난 4일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재차 경기도를 압수수색하자 도청 곳곳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공무원 A씨는 “민선 7기 때 몇 개월 비서실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며 “현재 컴퓨터는 당시 사용하던 컴퓨터가 아닌데 왜 압수수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공무원 B씨는 “잦은 압수수색에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며 “의혹 해소를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14번은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계속된 압수수색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강순하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수원 팔달구에 있던 구(舊) 청사에서 영통구 신(新) 청사로 이전하면서 PC를 교체했고, 새로운 지사가 취임했는데 왜 같은 사안으로 계속 압수수색하는지 모르겠다”며 “수사대상이 된 직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수사 당국의 자료 제출 요구와 압수수색 등으로 자괴감과 스트레스가 엄청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도는 검찰의 자료 요구에 따라 전체 부서를 총동원해 2017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경기도 비서실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 22개 항목의 14만4601개 내역을 검찰에 이미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검찰이 수사 관련성이 없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자료를 요구해 제외했는데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는 게 경기도의 주장이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그동안)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는데 실무자들(23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장기간 조사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성실하게, 묵묵하게 일하는 공무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 아니냐. 먼지 털이식 저인망 수사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법인카드 의혹 수사는 경기도 재산을 횡령·배임한 혐의에 대한 경기도의 수사 의뢰와 경기도 직원의 양심선언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른 정당한 수사인데 경기도가 너무 심하게 반발한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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