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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합의파기가 북핵 발전 촉진" 尹 정부 우회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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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세계적 북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대산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 북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대산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은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추천하며 책의 내용을 이같이 요약했다.

책에 대한 서평 형식이지만 문재인 정부 때와는 상반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 윤 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에 북한이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이후 비무장지대 감시초소를 복원하는 등 긴장이 높아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북한의 핵 개발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핵이 고도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핵의 변곡점』. 사진 인터넷 캡처

『핵의 변곡점』. 사진 인터넷 캡처

문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뼈아팠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면서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이지만, 북핵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상세한 정보와 함께 비핵화의 방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매우 귀한 책이어서,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며 글을 마쳤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의 저자인 헤커 박사에 대해 "미국 핵무기의 산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에서 12년간 소장으로 재직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했으며, 미국 역대정부와 의회에 자문역할을 해온 최고의 북핵 권위자"라고 소개했다.

책을 출간한 창비에 따르면 이 책은 '헤커가 2004년 1월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의 핵시설을 둘러보고 북한의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느낀 놀라움·충격·경각심·깨달음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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