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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많은 男에 팔려간 후 북송된 동생" 탈북 언니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책임규명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 부대행사에서 김규리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책임규명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 부대행사에서 김규리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제 동생을 도와주세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북한 이탈 여성이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동생을 찾게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의 부대 행사 프로그램으로 북한 인권 책임규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1997년 탈북해 현재 영국에 거주하는 김규리씨가 참석했다. 그는 지난 10월 중국에서 강제로 북송된 것으로 보이는 동생 철옥씨를 구해달라고 ICC 총회 당사국 참석자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규리씨에 따르면 이들 자매는 많은 북한 주민이 탈북하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탈북했다.

규리씨는 스무살이던 1997년 7월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 동생 철옥씨도 "중국에 가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이듬해 15세의 나이에 중국 지린성 오지 농촌으로 팔려갔다. 이후 자신보다 30살 많은 현지 남성과 결혼하고 딸을 낳았다. 그때부터 언니와의 연락은 끊겼다.

탈북 후 2007년 영국으로 이주한 규리씨는 언젠가 동생과 다시 만날 날만 고대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규리씨는 2019년 수소문 끝에 철옥씨의 소재를 파악했다. 철옥씨는 팬데믹 봉쇄가 끝나고 올해 4월 태국을 통해 언니가 머무는 영국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출발 직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금됐다. 규리씨는 조카와의 통화에서 "북한으로 보내진대"라고 말한 게 마지막 소식이었다고 한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어진 발언에서 "최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독립적인 상설 조사기구를 만들어 북한과 같은 나라의 인권문제 책임규명을 담보하자는 의견이 나온다"며 "북한의 현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이 있는 만큼 책임규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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