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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소환해달라'던 송영길, 막상 檢 소환하자 "묵비권 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60) 전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8일 오전 8시25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지난 4월 수사가 본격화한 지 8개월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 봐야 실효성이 없다”며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5쪽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 일부 특수부 검사들의 행태는 더는 공익의 대표자로 볼 수 없게 한다. 검사의 객관 의무를 포기했다”며 “검찰이 100여회 압수수색으로 꾸며낸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송 전 대표는 검찰에 빨리 자신을 소환해달라고 촉구해왔다.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검찰이 불응하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빨리 이 사건을 종결하라는 것이었다”며 “주위 사람을 그만 괴롭히고 종결해서 기소하면 법정에서 (혐의 유무를) 다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헌법이 진술 거부권을 보장한다”며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데 그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사법의 주도권을 검사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판사 중심의 재판을 해야지, 검사가 꾸민 조서대로 따라가는 것은 전근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일부 특수부 검찰이 고려 무신정권 사노비처럼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방어하는 경호부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사적인 폭력, 청부용역폭력과 다를 바 없다” 등 높은 수위의 발언도 쏟아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 중인 손준성 검사를 거론하며 “검사는 다 하지 않나”, “그런 검사들이 일반 국민에 증거인멸했다고 윽박지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송 전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청주 간첩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청주 간첩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무소속 윤관석(63·구속기소)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28∼29일 이틀간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과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또 송 전 대표가 박용하(75)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측으로부터 폐기물 소각장 확장과 관련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약 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파리경영대학원(ESCP)에서 방문연구교수 자격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에 머물던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4월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이 없으며 검찰이 위법한 별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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