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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 구글 제미나이, 챗GPT보다 한 수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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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구글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업계 선두인 오픈AI가 지난달 벌어진 창업자 해고 소동을 수습 중인 가운데, 챗GPT보다 더 똑똑하다는 차세대 거대 언어모델(LLM) 제미나이(Gemini)를 깜짝 공개하고 맹추격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구글은 ‘제미나이 1.0’을 공개했다. 시연 영상에서 사람이 종이에 오리 그림을 그리자 제미나이는 ‘새’(bird)란 점을 인식했고, 오리를 파란색으로 칠하자 “오리에게 흔한 색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오리 고무인형을 손으로 누르자 “‘꽥’ 소리가 나는 걸 보니 물 위에 뜨겠다”며 재질을 파악하고 근거도 설명했다.

제미나이는 멀티모달(MultiModal·복합정보처리)로 설계된 게 특징이다. 문서·코드·오디오·이미지·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인식해 처리할 수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의 AI 모델 중 가장 유능하다”고 자신했다.

성능 테스트 결과도 뛰어나다. 제미나이는 매개변수(파라미터) 크기에 따라 총 3개 모델(울트라·프로·나노)로 나뉜다. 제미나이 울트라는 MMLU(거대 다중업무언어이해)에서 90.04%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수학·역사·의학·물리학 등 총 57개 주제에서 기계의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앞서 GPT-4는 86.4%, 전문가들은 89.8%의 점수를 기록했다. 구글은 자체 개발 스마트폰 ‘픽셀’부터 검색·광고·브라우저(크롬) 등 구글 제품 전반에 제미나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범용 버전인 프로는 이날부터 구글의 챗봇 서비스인 바드(bard)에 바로 적용됐다. 구글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170개 이상의 국가·지역에서 영어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 프로를 탑재한 바드가 무료라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월 20달러짜리 유료 챗GPT에는 신형 GPT-4를, 무료 챗GPT는 구형 GPT-3.5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이 유료 챗GPT 사용자들에게 더 뛰어난 성능의 AI 챗봇을 무료로 쓸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AI 반도체 업계도 선두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 반도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한다. 특히 H100 등 주력 칩은 개당 50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장기간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대체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AMD는 6일 AI용 반도체인 ‘인스팅트 MI300X’ 시리즈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AMD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엔비디아 아성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메타·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AMD의 MI300X를 구매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선 MI300X가 엔비디아 H100을 얼마나 대체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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