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기술 무단 도용했다” 공식기록업체 CNPS, KPGA 상대 손해배상 소송

중앙일보

입력

CNPS 거리측정원이 프로골프 선수들의 거리와 데이터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CNPS

CNPS 거리측정원이 프로골프 선수들의 거리와 데이터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CNPS

골프 공식기록업체 ㈜씨앤피에스(CNPS)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KPGA가 회사 고유의 기록집계 및 거리측정 시스템을 유사 개발해 사용했다며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이정석 CNPS 골프사업본부장은 7일 “최근 KPGA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CNPS가 개발한 고정밀 위치측정 시스템을 KPGA가 그대로 도용해 최근까지 사용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기술은 선수들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고정밀 위치측정 시스템이다. 2016년 CNPS가 RTK(Real-time Kinematic)를 기반으로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한 비접촉식 이동식 거리측정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3명이 한 조로 플레이하는 프로골프 대회에서 1명의 공식기록원이 스코어링과 거리기록을 모두 측정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이 본부장은 “CNPS는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정식 계약을 통해 KPGA의 기록집계와 거리측정을 도맡았다. 그런데 2021년 말 우선협상 기간이 도래했는데도 KPGA의 전임 집행부가 여러 이유를 들어 대화를 피했다. 이듬해 2월이 돼서야 협상이 시작됐지만, 기존 계약 가격보다 터무니 없는 액수를 요구하는 등 교섭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뒤이어 아예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마 뒤 KPGA가 새로운 업체를 구하는 자체 공고를 냈다. 그런데 업체가 자체 소스 코드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 등의 독소조항이 있어 입찰을 포기했다. 시간이 지난 뒤 KPGA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들여다봤더니 사실상 우리 기술을 도용한 시스템이었다. 심지어 프로골프와는 전혀 상관없는 프로축구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용역을 담당하던 업체와 손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CNPS는 해당 업체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사실상 KPGA의 용역업체였을 뿐, 문제가 된 기술은 KPGA가 갖고 있어 소송의 실효성이 떨어졌다. 지난달 CNPS가 해당 업체가 아닌 KPGA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CNPS 거리측정원이 프로골프 선수들의 거리와 데이터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CNPS

CNPS 거리측정원이 프로골프 선수들의 거리와 데이터를 측정하는 모습. 사진 CNPS

이 본부장은 “CNPS는 기록집계와 거리측정 기술 발전을 선도해왔다고 자부한다. 비접촉식 이동식 거리측정 방식 역시 2016년부터 3차례나 자체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그런데 한 회사의 고유한 지적자산을 공적인 기관에서 무단으로 도용해 정당한 대가 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봤다. 앞으로 이런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법정 다툼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1년 설립된 CNPS는 국내 프로골프 대회의 라이브 스코어링을 맡으며 성장했다. 골프 기록집계 시스템과 관련해 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