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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물에 들어가지 말라 했다" 육군 책임론 꺼낸 채상병 지휘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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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고와 관련해 초동조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군사법원 재판이 7일 시작되는 가운데, 채 상병의 지휘관이었던 임성근 전 해병대 1 사단장이 “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한 바 있다”며 책임을 부하에게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 수색작전의 통제권은 육군 50사단에 있었다”며 ‘육군 책임론’도 꺼내 들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박 전 수사단장의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재판을 진행하는 중앙군사법원에 188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해 이같이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조사보고서를 통해 무고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자 경찰 이첩을 보류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는 정당했으며, 이에 따르지 않은 박 전 수사단장의 항명죄가 성립한다는 논리를 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지난 8월 임 전 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사건 조사보고서를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상 고발 기자회견에서 생존자 어머니가 심경을 밝힌 후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9월 1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업무상과실치상 고발 기자회견에서 생존자 어머니가 심경을 밝힌 후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임 전 사단장은 진술서를 통해 “저의 현장지도 간 이뤄진 행위는 조금도 위법하지 않다”며 “어떠한 대화나 회의 중에도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한 적 없으며, ‘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SNS 캡처에는 해병 1사단장이 직접 ‘물속 가슴높이까지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적혀있으나, 포병대대장이 화상회의 결과를 정리 및 전파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해병1사단장 지시사항을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부하 지휘관들이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무리한 수색 작전을 진행하고, 명령을 임의로 작성해 전파했다는 것이다.

또 임 전 사단장은 당시 경북 예천 지역의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통제권은 육군 50사단에 있었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따른 안전 확보도 육군이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사단장은 “바로 조치할 수 있는 작전통제부대장인 육군 50사단장이나 현장지휘관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안전 확보에 대한 책임이 있음도 당연하다”며 “실제 작전활동이 진행되는 동안에 수반되는 다양한 우발 상황과 상황 변화 요소를 고려한 안전확보 및 제반 사항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작전통제부대인 육군 50사단이 가진다고 판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 수색 당시의 사진을 통해 이미 장병들이 물속 수색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해병대 관련 언론 보도 무더기 속 하나의 사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국방부 조사본부는 경찰에 이첩했던 해병대 수사단 조사보고서를 회수한 뒤, 임성근 전 사단장에 대한 혐의가 빠진 인지통보서를 지난 8월 다시 경찰에 이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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