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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브런치 즐기려 소아과 오픈런" 의협 원장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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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소아과 오픈런' 현상의 원인을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줄면서 의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우 원장은 최근 발간한 의협 계간 '의료정책포럼'에 실린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정원' 시론에서 의료공백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에 대해 정부가 잘못된 진단을 내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 원장은 이어 "젊은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진료가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려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직장인 엄마들이 늘면서 아침 시간에 환자가 집중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며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에는 '스톱이다"고 주장했다.

우 원장은 '응급실 뺑뺑이' 경우도 "과거 우리나라에 응급환자 분류·후송을 담당하는 '1339 응급콜'이 법 개정에 따라 119로 통폐합되면서 생긴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 개정 이후 전문성이 없는 소방대원이 응급환자를 대형병원으로만 보내니 경증 환자가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 가까이 차지하게 됐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뺑뺑이'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장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료 횟수(14.7회) ▶인구 1000명당 병상 수(12.7병상) 등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점을 들며 의료 공급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의사 진료 보기가 가장 쉬운 나라"라며 "외래 진료 한 번 하려면 수 주간 대기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10분 이내 동네 의원에서 전문의 진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고, 선진국들이 다 겪는 수술 대기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 원장은 국내 의사 소득이 'OECD 1위'라는 주장도 '가짜뉴스'라면서 "우리나라는 전문의의 경우 구매력(PPP)을 적용하면 봉직의 기준 OECD 31개국 중 2위, 개원의 기준 11개국 중 3위지만, 환율(USD)을 적용하면 봉직의 8위, 개원의 6위로 중위권"이라고 말했다.

우 원장은 "의사 소득 논란의 밑바탕에는 '가진 자에 대한 증오'를 동력으로 하는 계급 투쟁적 이념이 담겨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의사 죽이기에 나서면 어떻게 되는지는 문화혁명 이후 중국 의료 붕괴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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