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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김홍일 방통위원장 오늘 지명…"하루도 비울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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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5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6일 후임 방통위원장으로 김 위원장을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며 “방통위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는 기관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의 사퇴로 멈춰 선 방통위의 기능 회복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연말까지 지상파 3사 등 34개사 141개 방송에 대한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절차를 유효기간 내에 마치지 않으면 관련 법상 해당 방송은 무허가 불법 방송이 된다. 이 외에도 구글·애플 등 인앱결제 강제에 대한 과징금 부과,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조사, 가짜뉴스 단속 관련 처분 결정 등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주요 업무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이 6일 김 위원장을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하면 이르면 연내 방통위 업무가 정상화될 가능성도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가 완료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19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면직한 이후에도 후임 위원장으로 김 위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미 ‘방통위원장 카드’로 생각해 왔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률가다. 방통위는 방송·통신 관련 법리와 절차,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까닭에 2008년 출범 이래 상임위원에 꼭 법조인 출신을 포함시켰다. 최성준 전 위원장, 한상혁 전 위원장 등 방통위원장이 법률가였던 사례도 있다. 현재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도 판사 출신이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2011년 대검 중수 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상사였던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과 신뢰가 두텁고 추진력도 있으며, 권익위원장 임명 전 검증을 받아 바로 인선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윤석열 대통령,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동아일보 최혁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임명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동아일보 최혁중 기자]

김 위원장은 법조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맏이로 태어난 그는 어머니를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여의었다. 18살에 집안의 가장이 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04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세 동생을 제가 맡게 됐다. 그때는 왜 그렇게 추웠는지 모르겠다”며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바람을 견디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1972년 예산고를 졸업한 후 동생들을 부양하며 학비를 마련하다가 1975년에서야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에 입학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5기)에 합격한 그는 이후 검찰에서 '강력·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인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발탁된 뒤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때 대검 중수2과장이 윤 대통령이었다. 검찰 재직 당시 업무처리가 빈틈이 없고, 호탕한 성품으로 통솔력과 인화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을 잘 아는 한 법조인은 “공명정대함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며 “법률전문가로서의 균형감을 갖고 방통위 업무에도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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