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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개딸 출당 청원에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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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민 평균만큼은 정직하라”며 ‘이재명호(號)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해 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강성 권리당원들이 ‘출당 요청’으로 맞서며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이재명 대표가 “통합과 단결이 필요하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 전 대표는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라며 거취 고민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무너진 민주주의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하려면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적었다. 강성 당원들을 향해서도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구나 정치적 결사체인 정당에서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며 단합을 주문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 출당 요구에 대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권리당원들이 올린 이 전 대표 출당 촉구 청원은 이날 오후까지 2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 글에 5만 명이 동의하면 민주당 지도부가 답변해야 한다. 청원 작성자는 “이낙연 전 대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당원들을 개딸로 악마화해 모욕하고 있다”며 “언론플레이 그만하고 민주당을 떠나라”고 이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청원은 홈페이지에서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이 대표가 강성 당원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지만, 이 대표 주변에선 최근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내부 총질만 한다”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총선의 최전선은 윤석열 정권이자 무도한 검찰 독재인데, 이 전 대표는 민주당하고만 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도 5일 YTN 라디오에서 “(정권의) 역주행을 막아서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첫 번째 개혁이고 첫 번째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자신을 겨냥한 출당 청원에 대해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답했다. ‘내년 총선 때 당에서 역할을 요청하면 수락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내 역할이나 직책에는 관심 없고, 국가를 위해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1번 관심사”라고 답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당에서 몰아내면 받겠다’는 말은 강성 권리당원 청원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이지, 본인의 거취를 표명한 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두 차례 회동했다고 밝힌 이 전 대표는 이날은 정세균 전 총리도 만났다고 공개했다. 그는 “(김부겸 전 총리가) 당의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정세균 전 총리도) 당의 상황에 많이 상심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다만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 ‘3총리 연대설’에 대해선 “거기까지는 아직 진척이 안 되고 있다. 단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 측은 2주 전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사무실로 찾아와 만난 사실도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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