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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앞둔 주일 美대사 "정권 바뀌어도 캠프 데이비드 굳건"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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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가 5일 한국과 일본 기자단에게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8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방한한다고 이 자리에서 밝혔다. 도쿄=전수진 기자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가 5일 한국과 일본 기자단에게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8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방한한다고 이 자리에서 밝혔다. 도쿄=전수진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8일 방한한다고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가 5일 한ㆍ일 기자단에 설명했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한ㆍ미ㆍ일 3국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본격 궤도에 올리기 위한 후속 장치로, 이매뉴얼 대사도 함께 방한한다. 이매뉴얼 대사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이날 도쿄 아카사카의 주일미국대사관에서 기자단을 만나 "다가오는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에서 변화가 있더라도, 3국 협력의 틀은 외교의 새 DNA로 새겨지고(embedded) 있기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주한미국대사관이 마련한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을 위한 한ㆍ일 기자단 취재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캠프 데이비드 3국 합의를 위해 지난 1년간 50회가 넘는 회의에 참석했다"며 "한국이 특히 한반도를 넘어서는 범위로 외교의 지평을 넓힌 첫 합의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합의엔 한ㆍ일 양국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ㆍ미ㆍ일 대통령 및 총리 등 리더십 교체가 3국 협력의 변수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묻자 그는 "선거 결과 예단은 어렵지만, 만에 하나 변화가 있다고 해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없다"고 자답했다.

이어 그는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합의는 3국의 협력이 각국 모두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부합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캠프 데이비드 합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용기로 가능했지만, 앞으로도 지역을 넘어, 자유와 민주주의 및 법치를 중시하는 국제사회에선 다양한 형태로 기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ㆍ일 관계라는 변수와 3국 협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이매뉴얼 대사는 "한국과 일본은 (한ㆍ일, 한ㆍ미, 미ㆍ일 등) 양자 관계가 3국 협력의 기본 토대(foundation)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미국 생각은 다르다"며 "미국은 한ㆍ미ㆍ일 3국 협력이 각 양자 관계의 기본 토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부분도 이목을 끌었다. 한ㆍ일 관계가 악화할 경우 3국 협력은 물론 한ㆍ미와 미ㆍ일 등 양자 관계도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해서다. 그만큼 3국 협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버락 오바마(왼쪽) 당시 대통령이 2010년 자신의 첫 비서실장으로 근무를 마친 람 이매뉴얼(오른쪽)과 포옹을 하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왼쪽) 당시 대통령이 2010년 자신의 첫 비서실장으로 근무를 마친 람 이매뉴얼(오른쪽)과 포옹을 하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그는 또 "일본에서 한식 레스토랑에 예약을 잡는 게 엄청 어렵더라"며 "그만큼 일본 젊은 세대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고, 한국도 방일 관광객 숫자를 보면 마찬가지"라며 "차세대의 광범위한 인적 교류를 봐도 3국 협력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역내 또 다른 3국 협력, 즉 북ㆍ중ㆍ러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매뉴얼 대사는 "한ㆍ미ㆍ일은 경제관계에서 경쟁은 해도 서로의 국익에 있어서 이해관계가 일치하지만, 그쪽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냈다. 지난 8월 막대한 피해를 남긴 하와이 산불을 언급하며 그는 "중국이 '산불을 낸 건 사실 미국이다'라는 식의 거짓 정보를 흘리는 등, 허위 정보(disinformation)를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을 흔드는 등 동시에 국제 질서에 반(反)하는 행동을 계속하면서 자국의 빈곤층을 달래지 못하고 경제를 지키지 못한다면, 중국 스스로의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질문에 이매뉴얼 대사는 내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한국이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은 지난 6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11년 만에 선출됐다. 192개 회원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180표를 얻었다. 이매뉴얼 대사는 "한국과 일본, 미국이 유엔 무대에서도 3국 협력을 더 공고히 한다면 (북한에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2011년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람 이매뉴얼의 시카고 시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1년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람 이매뉴얼의 시카고 시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매뉴얼 대사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은 두텁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이매뉴얼 대사를 정치ㆍ외교 두루 아우르는 심복으로 꼽는다. 그는 오바마 백악관의 첫 비서실장으로 낙점되기 전까지 민주당 내에서 선거의 귀재로 통했다. 본인도 하원의원직과 시카고 시장으로 재임했다. 일본엔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으로 지난해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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