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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오영주 중기장관 발탁 왜…"베트남서 尹에 막힘없는 답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6월 23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오영주 당시 베트남 대사. 연합뉴스

지난 6월 23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오영주 당시 베트남 대사. 연합뉴스

지난 4일 개각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이다. 현직 외교관이 경제 부처인 중기부 장관으로 간다는 소식에 중기부뿐 아니라 외교부 내에서도 “예상 밖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직을 떠돌던 오 차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1년 6개월여 만에 외교안보연구소장에서 베트남 대사→외교부 2차관→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화려한 부활’을 했다.

외무고시 22회 출신으로 국제기구와 개발협력 등 다자외교 업무를 맡아왔던 오 차관은 외교부 내 대표적 유엔통으로 불린다. 2차관으로 경제 외교도 총괄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전날 오 차관을 소개하며 “경제·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경력 때문이다. 오 차관의 남편은 MB맨으로 불렸던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인구 감소와 부채 과다로 내수 시장엔 한계가 있다”며 “중소기업도 이젠 해외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에선 오 차관의 발탁 배경을 두고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언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시 베트남 대사로 윤 대통령을 수행했던 오 차관은 베트남 내 국내 중소기업과 형성한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의 기업 방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시 베트남을 찾은 윤 대통령이 오 차관에게 기업 관련 질문을 쉬지 않고 물었다”며 “외교관이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답변에 막힘이 없어 윤 대통령이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오 차관은 베트남 대사 재직 동안 현지 희토류 광산을 찾는 등 중소기업 현장을 수십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차관은 꽤 오래전부터 장관 후보군으로 이름은 올린 상태였다”며 “윤 대통령이 기용 부처를 두고 고민하다 중기부로 최종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오 차관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업무를 지원했더라도, 중기부 업무 경험 자체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오 차관이 다자 외교를 총괄하며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과정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엑스포 실패론’ 책임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중기부 장관의 면면을 보면 중기부 출신은 많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부처를 이끌 리더십과 전략적 사고”라고 말했다. 엑스포와 관련해선 외교부 장관 교체 등이 검토되는 상황에서 차관에 대한 책임은 지나치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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