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HD현대중공업 임원, 울산시 공기업 수장에 ‘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9면

대기업 임원이 울산광역시 산하 공기업 대표로 내정됐다. 사직하고 새로 일자리를 찾아 옮기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지자체 인사 교류를 통해 일정 기간 대표직을 맡는다.

주인공은 HD현대중공업 김규덕(55) 전무다. 김 전무는 지난달 울산시로부터 울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로 내정됐고, 울산시의회 임용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공식 임용 시기는 울산시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내년 1월이 유력하다. 임기는 3년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기업경영 노하우를 지방 공기업에 접목하고자 대기업 임원을 공단 이사장으로 정했다”며 “이에 울산시 4급 공무원을 해당 기업에 파견하는 등 인사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공기업 대표와 임원은 공모와 추천 절차로만 채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지방공기업법 제58조 3항이 개정되면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별도 공모 등 절차 없이 단체장이 공기업 대표를 임명할 수 있게 됐다.

대기업 임원이 지자체 인사 교류를 통한 ‘파견’ 형태로 지자체 공기업 대표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김 전무는 HD현대중공업 ‘전무’ 직위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울산시설관리공단을 이끈다. 급여 역시 HD현대중공업에서 받는다.

김 전무는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기업도 이윤추구만 중요시하는 시대가 아니다. 사회가치경영(ESG)을 생각하는 등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이다”며 “임기 동안 울산시설관리공단을 지금보다 더 효율성 있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바꿔 나갈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임원으로 공기업 대표가 되는 만큼 기업 정신을 보다 잘 전파해 시민이 찾는 조직, 긍정적이고 효율성 있는 조직으로 변화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의성 출신인 김 전무는 대구 사대부고·경북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5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