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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상속세로 낸 넥슨 지주사 주식 4.7조원어치, 공개 매각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 NXC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 NXC

넥슨 그룹의 지주사인 NXC의 지분 29.3%가 이달 중 공개 매각된다. 지난해 2월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가족이 상속세 대신 국가에 납부(물납)한 비상장 주식이다. 입찰을 받으면 NXC의 2대 주주에 올라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금을 받게 되지만, 경영권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에서 의결한 ‘2023년도 제2차 국세물납증권 매각 예정가격 결정’에 따라 48개의 국세물납증권 공개매각을 진행한다고 4일 발표했다. 공개 매각될 증권 중엔 김 창업자의 유가족이 지난 5월 상속세 대신 납부한 NXC의 지분 29.3%(85만1968주)가 포함됐다.

어떻게 진행되나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 포털사이트 ‘온비드’에서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인 19일 오후 6시까지 일반경쟁(최고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기간동안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입찰자가 전체 주식(NXC 지분 29.3%)을 매입하게 된다. 기재부가 공고한 최저 입찰가격은 4조7149억원. 온비드 포털사이트를 통해 입찰 가격을 적어내고, 입찰 보증금(입찰금액의 5%)을 지불해야 한다.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오는 25~26일 두 번째 입찰이 진행된다. 이때도 최종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매각 방식이 수의 계약으로 변경된다. 통상 수의계약 단계에선 기재부가 절차에 따라 증권을 여러 매수자에게 나눠 팔 수 있지만, 기재부 증권분과위원회에서는 이번에 물납된 NXC 지분을 수의계약 단계에서도 분할 매각하지는 않기로 했다.

누가 살까

온비드 공고문에 따르면, 공개 매각의 입찰 참가 자격은 ‘국유재산 입찰 참가자 준수 규칙’상 자격 제한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국유재산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이 있었다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외국인도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주식을 물납한 본인이나 배우자를 포함한 직계혈족도 물납한 주식의 가격보다 높게 입찰가를 제시하면 공개 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국부펀드 등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지분 10.23%(지난 6월 말 기준)를 보유한 4대 주주다.

왜 중요해

NXC는 시가총액 약 2조7000만엔(약 17조7800만원)의 대형 게임사 넥슨의 지분 46.57%(지난 5월 말 기준)를 보유한 비상장 지주사다. 이런 회사가 전 국민 누구나 살 수 있도록 공개 매각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공개 매각에서 성공한 입찰자는 단숨에 NXC의 2대 주주에 올라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NXC 주식은 김 전 창업자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은 가족들과 이들의 가족 회사(와이즈키즈)만 보유했다.

다만, 입찰자가 나타나도 경영권에는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김 전 창업자의 부인인 유정현 NXC 이사와 두 자녀의 지분율이 총 70%에 달한다. 이날 기준 NXC의 최대 주주는 유 이사(지분율 34%)고, 두 자녀(각각 지분율 17.49%)는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들 유가족이 가족회사를 통해 보유한 NXC 지분까지 합치면 전체 지분은 70.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