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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목숨 구해줘 감사, 마음의 빚"…40년 전 키신저와 나눈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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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장관은 1983년 2월 편지를 주고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생명을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고, 키신저 전 장관은 "노력이 성공해서 다행이다"고 화답했다.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장관은 1983년 2월 편지를 주고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생명을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고, 키신저 전 장관은 "노력이 성공해서 다행이다"고 화답했다.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지난달 29일 타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3년 주고받은 편지가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4일 김 전 대통령과 키신저 전 장관이 주고받은 편지를 4일 공개했다.

연세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2월 15일 “존경하는 헨리 키신저 박사님께”로 시작하는 영문 편지를 키신저 전 장관에게 보냈다. 김 전 대통령은 “제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박사님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활동”이라며 “제 삶의 가장 힘든 시기에 많은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큰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 중앙정보부가 벌인 ‘김대중 납치 사건’ 당시 미국의 개입에 대해 감사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구명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당시 한·미관계에 있어 긴장이 조성됐지만, 박사님께서 주도적으로 조치를 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0년 9월 내란음모조작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을 당시도 언급했다. 민간인 신분이던 키신저 전 장관도 영향력을 발휘해 구명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82년 12월 23일 형집행정지를 받았고, 이후 미국으로 망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사형 선고 이후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박사님께서 저를 강력히 지지해주신 덕분”이라며 “박사님을 뵙고 직접 감사 인사를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서 1989년 3월 19일 만났다.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서 1989년 3월 19일 만났다. 사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키신저 전 장관은 “당신의 생명을 구한 노력은 저만 한 것이 아니다. 그 노력이 성공해서 기쁘다”고 1983년 2월 24일 화답했다. 이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07년까지 10여 차례 만나며 외교 정책을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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