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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관계 없다" 선 그은 기시다 '간부와 만남' 딱 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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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있던 지난 2019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관련 단체의 최고 간부와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내각 지지율이 출범 후 최저까지 급락한 상황에서 이번 통일교 관련 논란은 정권 운영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4일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2019년 10월 4일 자민당 본부에서 일본을 찾은 뉴트 깅리치 당시 미국 하원의장과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 통일교 우호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 일본지부를 이끌고 있는 가지쿠리 마사요시(梶栗正義) 의장이 동석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면담은 30분 넘게 이뤄졌으며 주로 기시다 총리과 깅리치 의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가지쿠리 의장도 기시다 총리에게 명함을 건네며 자기 소개를 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UPF는 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씨의 아내이자 교단총재인 한학자씨가 2005년 창설한 단체다. 일본을 포함한 약 150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를 자주 개최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이 단체의 행사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관계가 깊었다. 2019년에도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 다음날인 10월 5일 나고야(名古屋)에서 UPF 주최 대규모 집회가 열렸으며 깅리치 의장도 이 집회에 참석했다.

기시다, "깅리치와 면담, 배석자는 기억 안나"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통일교와 일본 정계의 뿌리 깊은 유착 관계가 드러났다. 당시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하며 가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통일교와 관련이 깊은 아베 전 총리를 원망해 살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2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2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모습. AFP=연합뉴스

이후 아베 전 총리 외에도 여러 정치인들이 통일교 행사에 참여하거나 선거 지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기시다 총리의 지시를 받은 자민당은 지난 9월 소속 국회의원과 교단의 관계를 조사했다. 당시 소속 의원 379명 중 180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다고 공표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이 논란과 관련해 "통일교와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정치 활동을 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그동안 통일교와의 관계를 전면 부정해온 만큼, 가지쿠리 의장과의 만남에 대해 설명 책임을 추궁 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는 4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엔 깅리치 의원과의 면담이라는 인식만 있었으며 함께 배석한 이들이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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