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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청년 실종 뒤 날아온 1억 빚…'그알' 방송 전날 반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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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빚 남기고 실종된 지적장애 백지원씨 '그알’ 방송 전날 극적 발견. SBS 캡처

1억 빚 남기고 실종된 지적장애 백지원씨 '그알’ 방송 전날 극적 발견. SBS 캡처

1억원 가량의 빚을 남긴 채 지난해 10월 실종됐던 20대 남성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방송 전날 극적으로 발견됐다.

지난 2일 방송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중증도 지적장애가 있는 백지원(20)씨 실종 사건을 다뤘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실종신고 접수 이후 1년여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고, 생활 반응도 나타나지 않아 생사 자체가 불분명했다.

지난해 가족들이 경찰에 처음으로 실종 신고를 했을 때 박씨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지인 최재훈(가명)씨와 머물고 있던 것이 확인됐다. 제작진 취재 결과 최씨는 대출 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수배된 상태였다.

첫 번째 실종신고 이후 백씨는 가족 및 경찰과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와 함께 있던 최씨도 번호를 바꾼 채 자취를 감췄다.

올해 초부터 백씨의 집으로 의문의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실종된 백씨 명의로 전세금 1억 원이 대출돼 이자 160만원이 연체됐다는 독촉장, 통신요금 500만원, 휴대전화 3대 할부금 연체 고지서가 나온 것. 명시된 그의 채무는 약 1억1000만원에 달했다.

가족들은 지적장애가 있는 백씨가 스스로 전세대출 등을 받았을 리 없다고 보고 누군가 그를 납치하거나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해당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 중 그 주변에 머물며 그를 대출 사기에 악용하는 무리 존재를 확인해 그들의 정체를 추적했다.

그러던 지난 1일 오후 제작진은 백씨 수사를 진행하던 용인동부경찰서 실종수사전담팀에게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

수사전담팀은 첩보단서를 입수해 1일 오후 7시18분께 오산의 한 원룸에서 그를 찾았고, 최씨도 함께 있었다고 알렸다.

조사 결과 백씨는 지난해 10월 경기 광주시, 이천시 모텔, 충북 충주시 원룸에서 생활한 뒤 다시 오산의 원룸으로 옮겨왔다.

경찰서에서 가족과 만난 백씨는 살이 많이 빠지고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휴대전화가 없는 상태로 원룸 안에서 최씨에게 감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백씨는 본인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이 이루어진 것과 휴대전화가 개통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제작진은 아직 수사 중이지만, 최씨도 누군가 지시로 백씨를 감시해왔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는 전세대출 사기 가담 혐의로 체포돼 수사를 받게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백씨를 이용해 전세대출 사기를 일으킨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주시하고, 계속해서 그들의 실체를 파헤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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