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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때 지진 경보 울려서"…軍장병들 하소연,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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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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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들 사이에서 지진 발생을 알리는 재난 문자로 인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장병들이 사용이 금지된 시간에 몰래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경보 소리에 그 사실이 발각되면서 생활관 인원 전체가 휴대전화를 압수당했기 때문이다.

최근 군 관련 제보 채널인 페이스북 ‘군대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의 제보가 이어졌다.

남자친구가 병사로 복무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재난 문자 때문에 남자친구와 같은 생활관을 사용하는 사람들 몇 명이 ‘투폰’ 사실을 걸렸다”며 “이 때문에 생활관 전체 인원 다 2주 동안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투폰을 쓰지 않은 사람은 휴대전화를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왜 다 같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억울하다. 원래 군대는 이런 곳이냐”고 토로했다.

해당 재난 문자는 지난달 30일 오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으로 인한 것이다. 기상청은 경주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달 30일 오전 4시 55분경 전국에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보통 재난 문자는 별도로 설정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수신할 때 경보음 알림이 큰 소리로 울리게 돼 있는데 이런 이유로 일부 장병이 ‘투폰’을 들켰고, ‘투폰’을 하지 않는 장병들까지 피해를 봤다는 설명이다.

‘투폰’은 한 명의 병사가 휴대전화를 두 대 반입해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통상 장병들은 일과 시간이 끝나면 당직실 등에 보관돼 있던 자신의 휴대전화를 돌려받아 사용하고, 사용 시간이 종료되면 다시 반납한다.

하지만 일부 병사들은 정해진 시간 외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공기계를 함께 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계는 제출하고, 실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몰래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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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남자친구 사례 외에도 휴대전화 소지 사실을 들켜 연대 책임을 지게 됐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자신을 분대장 병사로 소개한 B씨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분대원 중 한 명이 휴대전화를 하다 들켜서 내 휴가도 잘리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부터 군 당국은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다. “장병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하고 사회와의 소통, 자기개발 기회 확대, 건전한 여가 선용 등을 장려한다”는 취지에서다. 2019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20년부터 모든 군부대 내에서 일과 후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군은 일부 부대에서 장병들의 24시간 휴대전화 소지를 시범 적용하기도 했으나 전면 허용 시기는 미정이다. 군은 일부 시범 부대에서 신병 교육대 훈련병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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