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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생아 기대수명 82.7세…코로나 탓 52년 만에 처음 줄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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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호 15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82.7세까지 살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출생아 기대수명은 전년보다 떨어졌는데, 통계 작성 이후 기대수명이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 감염에 의한 사망 확률이 증가한 영향이다. 사망 확률은 암, 심장 질환, 코로나19 순으로 높았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0세) 기대수명은 82.7세로, 전년(83.6세)보다 줄었다. 평균적으로 남성은 79.9세, 여성은 85.6세까지 살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경제와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출생아 기대수명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매년 늘었는데 이 같은 기조가 꺾인 것이다.

지난해 출생아가 특정 연령까지 생존할 확률 역시 남자보다 여자가 높았다.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가 61.1%, 여자가 80.2%였다. 100세까지 살 확률은 남자 0.7%, 여자 3.1%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 남자의 기대수명은 1.9년, 여자는 2.4년 높다.

지난해 50세인 남성은 앞으로 31.6년, 여성은 36.8년을 더 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0세 남성은 22.8년, 같은 나이의 여성은 27.4년을 평균적으로 더 생존한다. 현재 중년층인 남성은 80대 초반까지, 여성은 80대 중반까지 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모두 의학기술 수준과 연령별 사망자 수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게 기본 가정이다.

기대수명이 감소한 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늘면서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요인을 제거한다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1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지난해부터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요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은 9.4%로, 암(18.1%), 심장질환(9.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더 오래 살 수 있게 됐다고 해서 그 기간 모두 건강한 건 아니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가 기대수명을 산다고 가정할 때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기간이 남자는 14.8년, 여자는 19.1년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10년 전인 2012년 출생아의 유병 기간은 남성(12.5년), 여성(17.7년)으로 더 짧았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유병 기간도 함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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