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엔기후총회서 '기후 피해 기금' 공식 출범…"역사적 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투발루 섬의 사이먼 코페 장관이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바다와 물 속에서 연설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투발루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투발루 섬의 사이먼 코페 장관이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바다와 물 속에서 연설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투발루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3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각국이 기후 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에 금전적 지원을 하는 ‘손실과 피해 기금’을 공식 출범시키는 협정(agreement)이 타결됐다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COP28은 한국을 비롯한 198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내달 12까지 개최된다.

COP28 의장인 술탄 아메드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은 이와 관련 “우리는 오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UAE는 기금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기부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독일 1억달러, 영국 약 6000만파운드(약 985억원), 미국 1750만달러(약 230억원), 일본이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정으로 기후 관련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유엔 차원의 최초의 기구가 출범하게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확인한 협정 초안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과 가뭄 등 기후 변화에 “특히 취약한” 국가들은 손실과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개최된 COP27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구체적 성과가 나오게 됐다. 이번 협정 타결에 관여한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아비나시 페르사우드 기후 특사도 “힘든 싸움을 벌인 역사적 협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정 초안에 따르면 새로운 기구는 유엔 산하 기관으로 출범하게 되며, 설립 후 첫 4년간은 미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세계은행에서 기금 관리를 맡게 된다. 선진국들은 물론 부유한 개발도상국들의 참여를 장려하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견국들의 참여도 요구해왔다. 또 협정문에는 기부금 출연이 “자발적”이란 점이 명시됐다고 WSJ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를 우려해 자발적 출연을 지지했다. 다만 협정문엔 기금의 모금 총액은 명시되지 않았다. 익명의 UAE 정부 관계자는 WSJ에 “최소 수억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