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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풍력공장 찾아 “경제성과” 자랑한 바이든…“韓대통령 ‘미스터 문’과 친구” 또 말실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를 앞세운 경제 성과 홍보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고 보는 미 유권자들이 바이드노믹스에 냉담한 반응이지만, 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에 태클을 거는 공화당에 바짝 날을 세우며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州) 푸에블로에 있는 한국 풍력업체 CS윈드 공장을 방문해 바이드노믹스 성과 홍보에 나섰다. CS윈드는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업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 내 한국 기업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등 핵심산업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장을 둘러본 뒤 진행한 연설에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미국 투자)’ 어젠다 덕분에 CS윈드가 이 지역에 시설 확장을 위해 2억 달러(약 26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CS윈드의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로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인 CS윈드가 (풍력) 타워와 터빈을 만든다”며 “CS윈드는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었으나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드노믹스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은 공격을 했다. 푸에블로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극우 강경파 로벤 보버트 하원의원을 두고 “극단적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의 과거 대선 구호였다가 지금은 강성 트럼프 지지층을 가리키는 말로 쓰임)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바마 케어 폐지 공약, 부자 감세 정책 등을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2번째)이 29일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사인 CS윈드 공장을 둘러보며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2번째)이 29일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사인 CS윈드 공장을 둘러보며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과정에서 한국 대통령을 “미스터 문(Mr. Moon)”으로 잘못 부르는 실수를 했다. 그는 연설 도중 CS윈드의 김성권 회장을 가리키며 “최근 우리가 사진을 함께 많이 찍어서 집에 돌아가면 아마 평판에 상처 입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업무수행 지지율이 낮은 점을 소재로 ‘셀프 디스’ 농담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지만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이름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착각해 잘못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과 혼동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이렇게 말했고, 모든 주요국 정상에게 이런 말을 했다”며 “미국인에 맞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시 주석에게 이런 경고를 했고, 시 주석과 히말라야를 방문하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그를 잘 안다고 했다. 시 주석에 대한 이야기를 덩샤오핑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만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잦은 말실수로 건강 리스크가 계속 커지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현장엔 조현동 주미대사도 백악관 초청을 받아 동행했다. 조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들이 미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조 대사에게 “윤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며 “노래 잘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했다. 이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해 화제가 된 장면을 상기시킨 것이다.

WP “바이든, 시진핑에 재선 자신감 보여”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5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자신의 재선을 자신했다는 뒷얘기가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의 칼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낮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 쓰지 말라며 “당신은 5년 후에도 나를 만날 것”이라고 했다. 5년 후는 2028년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11월 재선에 성공하면 임기 마지막 해가 된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필리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와 관련해 필리핀에 대한 안보 공약을 지킬 것임을 강조했다고 칼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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