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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트럼프 경쟁? 대안후보 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니키 헤일리(左), 개빈 뉴섬(右)

니키 헤일리(左), 개빈 뉴섬(右)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경쟁 구도에 도전하는 양당 대안 주자들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하다.

공화당에선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맹활약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특히 보수 성향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이 28일 공화당 대선후보로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경선판을 흔드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테이프를 끊는 아이오와 코커스를 7주 남겨둔 시점에서다.

AFP는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 포퓰리즘에 반대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지지를 고려했다가 최근 헤일리 전 대사로 선회했다고 한다. 헤일리 전 지사는 “AFP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큰손들도 헤일리 전 지사를 미는 분위기라고 한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 부동산업계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이 지지를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4일 뉴욕에서 연 기부금 행사도 월가 거물급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최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율 18%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지난 10~14일 실시된 CNN의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42%) 다음으로 가장 높은 20%를 기록했다.

헤일리 전 지사는 주지사 시절 기업 유치에 힘쓰는 등 친기업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또 낙태 문제에 폐쇄적인 공화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으며 유엔대사 경력으로 글로벌 정세에도 밝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끈다. 뉴섬 주지사는 30일 폭스뉴스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토론을 벌인다. ‘민주당 대표 주 대 공화당 대표 주의 대결’이라는 콘셉트인데, 뉴섬 주지사가 지난해 9월 제안해 성사된 행사다.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뉴섬 주지사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과 낙태, 성소수자 인권 문제 등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달엔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찾았고, 중국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최근 외교무대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뉴섬 주지사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사실 그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일자리(대통령직)를 가질 수도 있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뉴섬 주지사는 차기 후보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 대선 행보라는 시각에 일단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고령 리스크로 고전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위기에 봉착할 경우 대안으로 가장 먼저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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