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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뿌리째 흔들" 자다가 화들짝…2016년 악몽 떠올린 경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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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이날 이른 새벽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 바로 옆에 위치한 마을이다. 언뜻 보기엔 농한기를 맞아 평화로운 농촌 마을 풍경이었지만, 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 주민은 하나같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에서 한 주민이 주택 안팎의 지진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이 주민은 ″원래 주택 외벽에 나 있던 금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천마을은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에서 한 주민이 주택 안팎의 지진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이 주민은 ″원래 주택 외벽에 나 있던 금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천마을은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자다가 화들짝…“집이 뿌리째 흔들려”

박인숙(69)씨는 “방바닥이 흔들려 화들짝 놀라 깼다"라며 "옆에 자는 남편이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하는데 긴급재난문자가 시끄럽게 울려 큰일이 난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2016년과 2017년 경주와 포항에서 발생했던 강진이 생각나 간담이 서늘했다”며 “그때처럼 강한 지진은 아니었지만, 건물 안팎에 지진 피해가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김장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 사는 세 모녀가 모여 함께 잠을 자다 강한 진동을 느꼈다는 박말자(59)씨는 “집이 말 그대로 뿌리째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고 드릴로 땅을 뚫는 듯한 소리가 났다”며 “지진을 이렇게 직접 겪은 것은 처음이라 놀랐다”고 했다.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풍경.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풍경.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입천마을과 가까운 지역 주민도 강한 진동을 느꼈다. 경주시 감포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숙양(60)씨는 “새벽에 일어나 있었는데 갑자기 바닥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났다”며 “곧장 TV를 켜 확인해 보니 지진이 났다는 뉴스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규모 4.0 넘어 전국에 긴급재난문자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점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2016년 9월 12일 국내 계기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 가까운 지점이다.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서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에 발송됐다.

이번 지진으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소방본부에는 유감신고 54건이 접수됐지만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도 유감신고 13건만 들어왔다.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풍경.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마을 풍경. 이날 오전 4시55분쯤 발생한 규모 4.0 지진의 진앙과 가까운 마을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각 지역에서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경북이 5로, 이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낄 수준이었다.

경주 위치 월성·신월성원전 피해 없어

경주와 이웃하고 있는 울산은 계기 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강원·대구·대전·전북·충북은 2(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에 위치한 월성·신월성원전에도 지진 피해는 없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월성 1·2·3 발전소에서 지진계측값이 최대 0.0421(월성 1호기 기준)로 계측됐으나, 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며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며 절차에 따라 설비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한편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4.0 지진 관련 회의에 앞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역에서 발생한 진도 4.0 지진 관련 회의에 앞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하면 긴급조치 등을 취하기 위해 이날 오전 5시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는 한편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긴밀히 협조하고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화재와 산업시설 전반에 걸쳐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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