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쓰려졌다가 안에 같이 타고 있던 여성의 도움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육아 휴직 중인 간호사였다.
2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여의도 유명 백화점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6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유모차 쪽으로 쓰러졌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쓰러지자 함께 온 아내는 깜짝 놀라 남편에게 다가간다. 이때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고 있던 한 여성이 A씨를 신속하게 바닥에 눕히더니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약 1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지속하자 A씨는 의식을 되찾았다. 이에 여성은 울컥한 듯 A씨와 A씨의 아내를 꼭 껴안아주기도 했다.
백화점 측에서도 신속하게 제세동기를 들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A씨는 이미 엘리베이터에서 스스로 걸어서 나갈 정도로 완전히 의식을 되찾은 상태였다.
A씨를 살린 이 여성은 용인 세브란스병원의 심장내과 임상전담 간호사 이원정씨였다. 그는 지난해 쌍둥이를 낳은 뒤 육아 휴직 중이었다.
이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눈동자가 돌아가는 걸 보고 의식이 없다는 걸 확인을 했다"며 "숨소리가 거칠게 들렸기 때문에 이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심정지라는 게 골든 타임이 가장 중요한데 정말 간절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남편은 "의연하게 대처하는 아내의 모습에 너무 감명받았다"며 "아이들 보는 앞에서 한명의 목숨을 살렸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A씨는 협심증으로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의식을 회복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진료만 받은 뒤 바로 퇴원했다.
A씨는 "그분 때문에 한 번 더 사는 것 같다"며 "열심히 살겠다. 꼭 한번 찾아뵙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