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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2관왕, 전국체전 MVP…파리선 쑨양 넘어서야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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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황선우가 지난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에 도착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황선우가 지난 27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에 도착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참 뜻깊고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는 2023년 한 해를 되돌아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난 28일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자유형 50m 경기를 끝으로 숨가빴던 시즌에 마침표를 찍은 뒤였다.

이날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만난 황선우는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까지 값진 결과가 계속 이어진 것 같다”며 “마지막 대회인 국가대표 선발전도 무사히 마무리하고 나니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황선우의 2023년은 말 그대로 숨 쉴 틈 없이 흘러갔다. 2월 호주 전지훈련과 6월 광주 수영선수권으로 예열을 마친 뒤 8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 최초의 2회 연속 입상(지난해 은메달)이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금메달을 땄다.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도 추가해 메달 6개를 주렁주렁 목에 걸고 돌아왔다.

귀국 후엔 곧바로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해 수영 5관왕에 올랐다. 대회 직전 식중독에 걸렸는데도, 역대 최초로 3회 연속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그 후 한 달여 만에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 자유형 200m를 1위로 통과했다. 내년 2월 열리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도 황선우는 “여전히 기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자유형 100m는 올해 47초79까지 나왔지만, 2년 전의 개인 최고기록(47초56)에는 미치지 못했다. 남은 0.23초를 줄이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며 “그래도 주 종목인 200m에서 조금씩이라도 기록을 단축한 덕분에 힘을 내서 한 시즌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황선우(왼쪽)와 김우민. 배영은 기자

선발전 자유형 200m에서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황선우(왼쪽)와 김우민. 배영은 기자

황선우에게 올해는 2024년을 앞두고 전초전과도 같은 시기였다. 올해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확인했으니, 내년엔 세계 정상에 올라서는 게 진짜 목표다. 3개월 뒤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발판을 마련한 뒤 내년 7월 파리올림픽에서 모든 힘을 쏟을 생각이다. 2023시즌이 막 끝났지만, 그는 ‘휴식’보다 ‘노력’과 ‘훈련’을 더 많이 입에 올렸다.

황선우는 “세계선수권에서 은·동메달은 하나씩 땄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에는 금메달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고 했다. 또 2년 전 처음으로 출전했던 도쿄올림픽을 떠올리면서 “그땐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 멋모르고 레이스를 했다. 이젠 나도 경험을 많이 쌓았다. 파리에선 그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끌어내고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당면 과제는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아시아 기록 경신이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0으로 우승해 2017년 쑨양(중국)이 세운 기록(1분44초39)에 0.01초 차로 접근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0.02초만 줄이면 새로운 아시아 기록 보유자가 된다. 계영 800m는 이미 아시아 기록(7분01초73)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최초의 6분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황선우와 계영에서 호흡을 맞추는 김우민(22)과 이호준(22)도 점점 기록을 줄여가는 추세여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 황선우는 “이번 선발전에서 우리나라 200m 선수들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다시 실감했다. 계영 800m에서 6분대 기록을 세우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첫 단체전 메달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한국 수영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달라진 위상과 저력을 보여줬다. 간판스타 황선우의 책임감도 그만큼 더 커졌다. 그는 “한국 수영에 얼마나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는지 팬들에게 알릴 수 있어 기뻤다”며 “앞으로 수영이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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