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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30억 편취' 전청조 공범 있었다…'핵심' 경호원도 구속 기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 씨가 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 씨가 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 연인 관계였던 전청조(27·구속)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동부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박명희)는 29일 전씨와 전씨의 경호팀장 역할을 했던 A(26·구속)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와 A씨는 유명 기업인의 숨겨진 후계자나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인 것처럼 행세하고,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빌미로 피해자 27명으로부터 30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씨에 대해서는 또 다른 피해자 4명에게 약 2억 4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고 행사한 혐의(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후계자 행세를 한 기업 대표이사 명의의 용역계약서를 위조 및 행사한 혐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도 추가로 적용됐다.

검찰 측은 “이 사건은 전씨가 재벌 3세를 사칭하며 마치 ‘평범한 사람은 얻지 못할 다시 없을 특별한 기회’를 주는 것처럼 꾸미고, A씨는 수행비서 또는 경호원 행세를 하며 거액을 편취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사기 피해자들은 전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지인,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남씨가 운영하는 펜싱학원 학부모 등이었고,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뉴스1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왼쪽)씨와 그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씨. 뉴스1

“전씨 등은 피해자 대부분이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악용, 미래 대비 자금의 거의 전부를 빼앗았다. 이들 중 일부는 고리 대출까지 받아 결국 피해금 1억원 기준 매달 200만 원 상당의 원리금을 변제하게 되는 등의 피해도 추가로 입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신을 유명 기업 후계자, 재벌 3세 등으로 속인 전씨는 부를 과시하기 위해 월세가 3500만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 소재 레지던스를 3개월간 임차해 피해자들을 초대했다. 또 슈퍼카를 여러 대 임차해 피해자들을 태우거나, 자신이 후계자라고 속인 한 기업 소유의 5성급 호텔 VIP룸과 펜트하우스에 피해자들을 초청해 투어를 시키며 수백만 원대 와인과 명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게다가 경호원을 대동하거나 기자 대행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척 ‘콩글리쉬’를 구사하는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전씨와 함께 기소된 A씨는 사건 수사 초기 피해자 입장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피해금 중 21억 이상을 A씨가 송금 받아 관리하고 고급 레지던스 및 슈퍼카를 A씨의 명의로 단기 임차해 전씨가 사용하는 등 공범 역할을 해온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또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를 랩핑해 ‘한정 발급되는 VIP 신용카드’로 보이게 하거나, 피해금 중 약 2억원을 취득하는 등 사기 범죄의 핵심 역할을 한 사실도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검찰은 기소 이후에도 전씨와 A씨의 여죄를 밝히는 데 주력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범죄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공범 의혹’ 남현희에 대해선 아직 수사 중

한편 일부 피해자이 전씨의 사기 범죄 공범으로 남씨를 고소한 사건은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남씨는 지난 6일 피의자로 입건됐고, 최소 두 차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또 남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전씨의 범행에 가담했는지 확인 중이다.

다만 남씨는 줄곧 공범 의혹을 부인해왔다. 지난달 31일엔 자신도 전씨 사기의 피해자 중 한명이라며 전씨와 전씨 어머니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고, 전씨로부터 선물받은 외제차와 명품 가방 등을 경찰에 임의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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