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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문턱 선 아버지…군인 꿈 포기하고 간이식 해준 18살 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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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양희찬 군과 최은별 양. 사진 가천문화재단

(왼쪽부터)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양희찬 군과 최은별 양. 사진 가천문화재단

간 기능 저하로 죽음의 문턱에 선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해 준 고등학생 아들이 효행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9일 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양희찬(18)군과 최은별(15)을 선정했다.

경북 구미 금오공고에 재학 중인 양군은 지병이 있는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 대신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해줬다.

양군은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이식 적합자로 판정이 나자 곧바로 날짜를 잡고 간 이식 수술을 했다. 양군의 아버지는 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건강을 되찾았다.

양군은 "(간 이식 수술로) 평소 꿈꾸던 직업 군인은 될 수 없겠지만, 아버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고교 졸업을 앞두고 공장에서 정밀기기를 다루는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기능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신흥여중에 다니는 최은별(15)양은 어머니 없이 혼자 당뇨 증세를 보이는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일을 챙겨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양의 아버지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당뇨가 심해졌고, 결국 지난해 초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 후 따로 살고 있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버지를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일은 온전히 최양 몫이다.

최양은 아버지가 약을 거르시지 않도록 잔소리하면서 식사를 챙긴다. 다리 근육이 굳지 않게 매일 주무르고 연고도 발라 준다.

어려운 형편에도 성격이 밝은 최양은 인사도 잘해 동네 어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최양은 "틈틈이 동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받은 월급으로 아버지와 함께 외식도 한다"며 "내년에는 세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상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다문화효부상 대상은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며 지적장애가 있는 남편과 아들을 돌보는 파자르도겜마(필리핀 출생)씨가, 효행교육상 대상은 매월 25일을 '효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 서울 강동고등학교가 받았다.

가천문화재단은 또 가천효행상 본상 4명·특별상 4명, 다문화효부상 본상 2명, 다문화도우미상 대상 1개 단체·특별상 1개 단체. 효행교육상 본상 1명을 선정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300만∼10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 등이 상금과 부상으로 주어진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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