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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이탄희 "용인정 불출마, 험지 가겠다"…준연동형 사수 압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 지역구 불출마를 공언하면서 현행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총선에서 저의 지역구 경기 용인시정에 불출마하겠다”며 “우리 당이 고전하는 험지 어디든 가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는 지난 4년간 국민께 정치개혁을 수차례 약속했다”며 “내일(29일) 의원총회에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 선거제를 사수하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길, 그 길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위대한 결단”이라고도 했다.

이탄희 의원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비례제 사수와 위성정당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탄희 의원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동형비례제 사수와 위성정당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아직 병립형 선거제 회귀,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사이에서 명확한 노선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선 1석이라도 더 얻기 위해서는 병립형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준연동형 제도를 버릴 시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준연동형 제도를 유지할 경우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선 비례 의석수가 대폭 줄어든다는 현실론과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의 대립이다.

다만 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의석을 확보할 길은 무엇일지, 현실적인 장벽은 없는지를 두고 당내에서도 고민하는 건데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혼자 나만 옳다고 선언한 건 수용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과거 반복해서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약속한 점은 당의 공식 입장을 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후보이던 시절 21대 총선에서의 꼼수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며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을 시작으로 정치개혁의 고삐를 조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2월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화 ▶위성정당 금지 등을 포함한 ‘다당제 정치개혁안’을 당론 채택했다. 당시 의총 결의문에는 “선거개혁을 실종시킨 승자독식 정치, 우리 잘못엔 눈감는 내로남불 정치, 기득권 대결 정치를 청산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을 논의한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는 발언자 대부분이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주장했지만, 아무 말 하지 않는 다수는 병립형 회귀를 내심 바라고 있다”며 “병립형 회귀로 사실상 무게추가 기운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27일엔 “병립형도 현실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진성준 민주당 의원)는 공개 발언도 나왔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거제 논의와 관련해 “총선에서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없게 된다”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유튜브 방송에서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한다면 보편적인 국민 정서를 고려해 적절하게 대화와 타협을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기는 선거를 하는 방법으로 가달라’는 한 시청자 댓글을 읽고도 “맞다.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엄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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