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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조 잭팟' 엑스포 발표 D-1…부산시장은 지구 6바퀴 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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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이틀 앞둔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 넓이 5.5m, 높이 7.5m 규모의 대형 부기와 에펠탑 조형물 등 다양한 포토존과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메시지 벽이 설치돼 있다. 송봉근 기자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이틀 앞둔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 넓이 5.5m, 높이 7.5m 규모의 대형 부기와 에펠탑 조형물 등 다양한 포토존과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메시지 벽이 설치돼 있다. 송봉근 기자

최소 61조원의 초대박 경제효과를 불러올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 도시가 경쟁하고 있다. 당초 약세로 분류된 ‘언더독’ 부산은 로마를 제치고 사실상 ‘2강 1중’으로 치고 올랐다. ‘오일머니’ 리야드 턱밑까지 추격한 배경에는 각국 표심을 공략하는 ‘밀착 마크’가 있었단 평가가 나온다.

지구 6바퀴 돈 부산시장…497명 만나 ‘지지 호소’

27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23만8504㎞를 이동했다. 지구(둘레 4만75㎞)를 6바퀴 돈 거리와 같다.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만 143개국 497명이다. 모두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상 등 해외 주요 인사다. 박 시장은 이들에게 “부산월드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2021년 6월 월드엑스포 도전장(유치 신청서)을 내민 뒤부터 계속된 행보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이 지난해 11월 불가리아 대통령궁에서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시=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이 지난해 11월 불가리아 대통령궁에서 루멘 라데프 대통령과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시=연합뉴스

대통령 특사로 동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서 코샤라츠 대외무역경제부 장관을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시=연합뉴스

대통령 특사로 동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에서 코샤라츠 대외무역경제부 장관을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부산시=연합뉴스

박 시장은 BIE 182개 회원국 ‘표심 잡기’위해 최선봉에 섰다. 한국과 교류가 취약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카리브해연안에 있는 국가다. 하지만 광역단체장 신분으로 한 각국 정상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문전박대도 있었다. 36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갔는데, 모 대통령이 돌연 감기를 핑계로 만남을 취소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박 시장과 부시장 그리고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 등 부산시가 직접 접촉한 회원국만 150개국(770명)이다. 전체 회원국의 80%가 넘는다.

2만㎞ 유라시아 횡단한 부산시민…“열망 전하겠다”

부산시민도 적극적이다. 부산 동명대 군사학과 2학년 유재연 학생은 (사)트랜스유라시아(대표 한미영)와 함께 지난 18일부터 부산에서 유럽으로 넘어와 월드엑스포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26일에는 프랑스 파리 BIE 사무국도 찾았다. 재연 학생은 “개최지 결정 날까지 온 국민의 뜨거운 유치 열망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전하겠다”고 했다.

부산 동명대 군사학과 2학년 유재연 학생(사진 오른쪽)이 유럽에서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 최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사진 동명대

부산 동명대 군사학과 2학년 유재연 학생(사진 오른쪽)이 유럽에서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 최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사진 동명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주요 명소를 순회 중인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버스. LG전자는 오는 29일까지 LG 랩핑 버스를 운행한다. LG전자=뉴스1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 주요 명소를 순회 중인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버스. LG전자는 오는 29일까지 LG 랩핑 버스를 운행한다. LG전자=뉴스1

특히 (사)트랜스유라시아는 BIE 사무국 방문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131일간 대장정 중에도 사무국을 찾았다. 부산에서 파리까지 무려 2만㎞를 자동차로 달려가 월드엑스포 유치 청원서를 냈다. 사무국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이렇게 뜨거운 유치 열기를 보여준 적은 없다”고 했다.

당시 트랜스유라시아 측은 유라시아 동쪽 끝(부산)에서 서쪽 끝(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찍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30개국 120여개 도시를 방문, ‘부산이 엑스포 개최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홍보했다.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게 ‘트랜스유라시아: 2022유라시아평화원정대’다. 다시 찾은 사무국에 “부산 시민 염원을 보여주겠다”며 이 다큐멘터리가 담긴 USB도 전달했다.

사우디 한풀 꺾이나?…“‘원팀’ 대한민국 대단해”

그간 쌓은 표심을 바탕으로 부산시가 ‘막판 뒤집기’를 이룰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사우디 대세론’이 한풀 꺾였단 예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부산이 엑스포 유치 초반보다 많이 따라붙었다고 한다. 부산은 사우디보다 1년 늦게 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금껏 사우디가 막강한 ‘오일 머니’로 회원국을 끌어모았다고 하면, 부산은 정·재계와 시민사회가 ‘원팀’을 이뤄 지지세를 결집해왔다. 회원국 대표들 사이에선 ‘대한민국의 단결력과 열정에 감탄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지난해 4월 부산 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내빈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난해 4월 부산 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내빈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경제효과 “61조 이상”…청년 부산 유입 기대감↑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 월드엑스포 유치로 발생할 경제효과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이번 월드엑스포는 과거 대전(1993년)과 여수(2012년)에서 개최한 ‘인정 엑스포’와 다른 ‘등록 엑스포’다. 인정 엑스포는 특정 주제로 제한된 전시 면적(25만㎡)에서 최대 3개월간 진행된다. 전시관은 개최국이 직접 건설, 참가국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반면, 등록 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전시 면적에 제한도 없다. 행사 기간은 최대 6개월로 2배 길다. 전시관도 개최국이 제공한 부지에 참가국이 자비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

지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가 추산한 월드엑스포 경제효과만 61조원 이상이다. 박람회 부지 조성과 건축비, 행사 운영비, 관광객 소비 등 생산 유발 43조7980억원, 부가가치 18조52억원을 더한 값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17조원) 4배에 가깝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29조원) 2배가 넘는다. 국내외 관람객은 3480만명에 달하고, 50만422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월드엑스포를 유치하면 외부로 나간 청년이 부산에 돌아오는 효과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와 사회 변화’ 보고서에서 “부산 청년 79.8%가 ‘부산에 살고 싶다’고 답했지만, 부산을 떠나는 주된 이유가 ‘일자리 때문’”이라며 “엑스포를 통해 강화된 도시 이미지로 세계적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따른 청년층 유입 효과와 서비스 산업군 질적 성장, 노동 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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